초등학생 시절, 매주 월요일은 운동장에서 아침 조회를 하는 날이었다. 어느 뜨거운 여름날,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은 교장선생님 훈화 말씀을 듣고 있었다. 바로 그때, 버터를 한 숟갈 퍼먹은 것처럼 속이 울렁울렁하더니 눈앞이 노랗게 흐릿해졌다. 그후 나는 한동안 운동장 조회를 떠올리면 피하고 싶은 마음에 저절로 얼굴이 울상이 되었다.

그런 나를 구해준 구원의 동아줄이 바로 '방송조회'였다. 방송 네트워크로 교장실과 각 교실 TV화면을 연결하여 실시간으로 아침조회를 하는 것이었는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교실 안 내 자리에 편안하게 앉아서 교장선생님의 훈화 말씀을 들을 수 있다니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학생도 쉽게 참여할 수 있고, 몸이 편안하니 저절로 학생들의 참여도와 집중도가 올라갔다.

선거도 방송조회만큼 혁신적인 '온라인투표시스템'이 있다. 높은 공공성이 요구되는 생활 주변 선거에서 해당 기관이나 단체가 스마트폰을 비롯해 태블릿PC, 휴대전화 등 온라인 매체를 통해서 자율적으로 선거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이다.

투표소에 가지 않더라도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한 표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투표율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선거관리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모바일기기 등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나 개인정보를 밝히지 않고 싶은 사람을 위해서는 현장투표소를 운영한다.

온라인투표서비스가 많이 활용되는 곳 중 하나가 '공동주택 동별 대표자 선거'이다. 공동주택 동별 대표자 선거는 투표율이 낮아 호별방문으로 투표참여를 독려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하지만, 온라인투표서비스를 이용하면 간편한 투표방법으로 투표 참여율을 쉽게 높일 수 있다. 또한, 종이 없는 친환경 투·개표시스템으로서 투표마감 후 곧바로 개표결과를 발표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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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지원대상은 국가기관, 지자체, 각급학교, 법령에 근거하여 선관위 위탁이 가능한 단체 및 법률에 설립근거가 있는 단체·기관 등이다. 온라인투표서비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온라인투표시스템(http://www.kvoting.go.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온라인투표시스템을 잘 활용하면 '내가 있는 곳'이 곧 '투표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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