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터 발견·세계적 축제 개최 등 분청도자기 본향 강조
TF 꾸려 각종 사업 추진 … 진주 등과 경쟁 '차별화'관건

김해시가 유네스코 창의도시 지정을 추진한다. 관건은 시가 어떤 차별된 정책을 내세우느냐 하는 것이다. 김해시를 비롯한 국내 10개 도시가 7개 분야에서 창의도시 지정 경쟁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유네스코 창의도시는 세계 각 도시의 문화적 자산과 창의력에 기초한 문화산업을 육성하고, 도시 간 협력으로 경제·사회·문화적 발전을 장려하고자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도시다.

◇추진 전략은 = 창의도시 7개 분야 중 김해시는 '공예와 민속예술' 분야를 선택했다. 김해가 분청도자기의 본향으로서 분청도자기의 역사적 가치성과 국내 최대 도자축제로 자리매김한 분청도자기축제를 장착해 무기화하면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분청도자기는 고급 도자기로 분류된 고려청자와 이조백자와 달리 오래전 서민들이 주로 사용한 일명 '생활도자기'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 고유의 그릇인 만큼 제작 기법이나 디자인도 뛰어나 서민들에게 인기도 높다. 분청도자의 역사가 400년에 이른다는 점도 강점이다.

오랫동안 사라졌던 분청도자는 올해 획기적인 전기를 맞았다. 김해가 분청도자의 본향임을 입증하는 가마터(김해시 상동면)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 가마터는 올해 경남도문화재로 지정됐다.

가마터에서는 분청도자기 낙관으로 '김해' 지명이 발견돼 화제를 모았다. 이는 당시 김해에서 분청도자기를 구워내 다른 지역 관공서 등에 납품할 때 사용한 '관요'임을 입증한 것이다.

김해분청도자기의 또 다른 역사적 가치는 조선 중·후기 일본으로부터 도자기를 공식적으로 주문받아 최초로 수출했다는 점이다. 일본 도자기의 원류가 김해라는 것.

시는 임진왜란 때 김해에서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시대 여성 사기장인 '백파선'이 김해 원류 도공으로 일본 도자의 '대모'로 추앙받는다는 점을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본 '백파선' 후손들은 이를 기념하고자 매년 김해분청도자축제 때 김해를 방문해 '백파선'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시는 이런 자원을 바탕으로 오는 2019년 5월 창의도시 지정을 받고자 유네스코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진행 절차는 = 시는 창의도시 실현 방법으로 창의도시와 문화 도시·도시재생사업 간 연계, 창의도시 네트워크 예비회원 활동과 시민 참여형 창의도시 준비 활동, 국제교류 활성화 등 세 가지 추진 방향을 정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원도심 내 문화플랫폼을 구성하고, 원도심 거주 외국인 문화사업을 진행한다. 시민이 참여하는 문화토론회와 연령별 문화클럽 가입 사업도 벌인다. 문화도시사업인 김해실크로드와 왕릉문화살롱 프로젝트를 연계하고, 시민서포터스 구성과 국제포럼 등도 연다.

이달 중으로는 문화도시와 도시재생사업, 공예와 민속예술 전문가들로 구성한 '창의도시 네트워크 전문가 TF'를 발족해 본격적으로 창의도시사업을 추진한다.

◇창의도시 지정 가능성과 효과 = 창의도시로 지정되면 유네스코가 인정한 만큼 각 도시 간 국제 교류가 확대돼 시의 국제적 위상이 강화된다. 도시 브랜드 창출로 관광객들이 대거 방문해 지역 문화와 예술산업의 판로개척은 물론,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문제는 시가 창의도시로 지정되려면 같은 분야(공예와 민속예술) 창의도시 가입을 신청한 진주시와 여수시, 충주시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경남에서 진주시와 경쟁해야 한다는 점은 상당한 부담이다. 유네스코가 인정할 차별화된 상품으로 어떤 전략을 펼치느냐가 관건이다.

분청의 본향 김해에는 100명 이상의 도예가와 60명 이상의 공예가들이 모여 전국 최고 수준의 도자와 공예품을 빚어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창의도시 가입은 김해시 국제도시화 6개 사업 중 하나로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필수"라며 "내년에 구성할 창의도시 네트워크 시민서포터스에 많이 참여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국내 유네스코 가입도시는 서울시(디자인 분야), 경기 이천시(공예와 민속예술), 전북 전주시(음식), 광주시(미디어아트), 부산시(영화), 경남 통영시(음악), 대구시(음악), 경기 부천시(문학) 8개 도시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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