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송전탑반대네트워크, 퇴임식 날 기자회견 열어
사측, 주민들 화장실 출입 막아 농성 벌이기도

"우리는 조환익이 앞으로 무엇을 하는지 똑똑히 지켜보겠다."

전국송전탑반대네트워크가 8일 전남 나주 한국전력 본사 앞에서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퇴임식에 맞춰 그를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한전 후임 사장이 조환익 사장 재임 시절 발생한 송전선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대네트워크는 "조환익 사장은 기존 에너지시스템을 공고히하면서 폭력적이고 기만적인 방식으로 주민들에게 고통을 끼친 비열하고 교활한 경영자"라며 "지난 5년간 재임하면서 자신이 저지른 죄과에 대해 단 한마디 사과와 책임 인정은커녕 진상규명의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대네트워크는 앞서 조환익 사장의 산업부장관 입각을 좌절시킨 것처럼 앞으로도 감투 욕심을 버리지 못한다면 끝까지 죄과를 들추어내고 응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광주 광산구 덕림분기 154㎸송전선로와 345㎸변전소 지중화를 요구한 광산대책위 기원주 위원장은 "1인 시위에 108배에 26일간 밥을 굶으며 얼굴 좀 보자고 그렇게 애타게 찾아도 단 한 번 조환익 사장 얼굴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군산 새만금 345㎸대책위 김덕중 총무는 "우리가 겪었던 고통의 1000분의 1이라도 조환익 사장이 알았다면 이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지만, 우리는 절대로 좌절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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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송전탑반대네트워크는 8일 오전 한국전력공사 본사 앞에서 조환익 사장 퇴임에 맞춰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오마이뉴스

밀양대책위 서종범 씨는 "정말 적폐가 누구냐? 우리 밀양 주민이냐, 조환익 사장이냐. 조환익 사장은 임기가 3개월이나 남았지만 적폐세력이라 불명예 퇴진하는 것"이라고 했다.

반대네트워크는 '송전선로 주민을 다 죽여 놓고, 하나도 해결하지 않은 채 퇴임하는 범죄자 조환익을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송전선로 주민들에게 조환익은 인권 탄압과 생존권 유린, 마을공동체 분열의 주역이다", "뻔뻔하고 교활한 '최장수 CEO' 조환익은 자신의 죄과에 대해 단 한 마디 사과도 책임인정도 진상조사도 하지 않았다", "후임 한국전력 사장은 조환익이 저지른 죄과를 모두 수습하라"고 했다.

회견 종료 후 밀양과 청도 주민들이 용변을 해결하고자 화장실 출입을 요청했으나 사측이 계속 막는 바람에 1시간 30분 동안 청사 앞에서 연좌농성하며 거센 항의와 몸싸움 끝에 화장실 출입을 할 수 있었다.

한 참가자는 "눈보라 몰아치는 날에 행사 끝나고서 할머니들의 용변도 허용하지 않고 수십 명 직원과 경찰들 내보내 막아서는 한전이 너무 한심하고 분노스럽다"며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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