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편지] 구주모 대표이사

주주·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경남도민일보가 오늘로 지령 5000호를 맞았습니다.

주주·독자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처음 신문을 내놓던 날을 떠올리며 5000호라는 숫자를 되뇌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경남을 바꿀 개혁언론'이란 기치를 내걸고 처음 출범했을 때 많은 이들이 이렇게 충고했습니다. "초심을 잊어서는 안 된다." 비록 세련미가 부족하고, 때에 따라 실수도 있었지만 경남도민일보 임직원은 매일같이 이 말을 곱씹으며 정체성을 유지하려 애썼습니다. 그 결과 지령 5000호를 맞은 이제 경남도민일보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지역여론 메이커'이자 신뢰받는 모범언론으로 자리 잡았다고 자평합니다.

다들 잘 알다시피 지금 한국 언론은 조소와 멸시의 대상으로 전락한 지 오랩니다. '기레기'라는 말이 공공연히 통용되는 현실이 이를 잘 말해줍니다. 어쩌다 이런 사태가 벌어졌을까요? 많은 언론이 '정파적 이익'과 '자사 이기주의'에 매몰돼 왜곡보도를 일삼기 때문입니다.

구주모 경남도민일보 대표이사.

경남도민일보는 그동안 숱한 손실을 감내하면서도 이런 유혹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당근을 미끼로 경남도민일보를 순치시키려는 권력에는 결연하게 맞섰습니다. 창간에서 5000호에 이르는 험난한 여정은 '지역사회에 왜 경남도민일보가 필요한가?'를 끊임없이 확인시키는 과정이었습니다.

경남도민일보는 개인 기업이 아닌 사회적 기업입니다. 지역민을 배신하고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불가능한 조직입니다. 출범할 때도 그랬지만 지령 5000호를 맞은 오늘 '사회적'이란 말에 담긴 의미를 다시 한 번 엄중하게 되새깁니다.

뉴미디어 영역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요즘 종이 신문이 사양길에 접어든 건 사실입니다. 경남도민일보도 예외는 아닙니다.

하지만 경남도민일보는 새로운 뉴스플랫폼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히려 여론 형성력을 더 확대하고 있습니다. 경남도민일보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독자 수는 각기 수만, 수십만을 헤아립니다.

기존 종이 신문 독자에 디지털 독자를 더하면 콘텐츠 생산기업으로서의 가치는 한층 높아졌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여기다 경남도민일보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신뢰'라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령 5000호 발행을 맞아 경남도민일보가 벌이는 응원광고에 달린 메시지는 이를 잘 증명하고 있습니다.

"○○일보를 끊지 않으시는 아버지에게 경남도민일보를 받아보도록 했습니다. 투덜대던 아버지가 도민일보 기사를 언급하시는 걸 보니 효과가 톡톡한 듯합니다." "건강한 지역언론에 투자했습니다. 늘 응원합니다."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시길! 많이 보내고 싶지만 규칙대로 만 원만 보냈어요!" "경남도민일보 그림자도 못 보는 타지에 사는 저도 만 원 보냈어요! 대놓고 응원광고 요청하는 건 자부심이 있으니 가능한 것이잖아요!"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밀려드는 응원메시지를 보면서 5000호 발행이 새로운 시작이 되어야 함을 깨닫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더 잘하겠습니다. 현실이 녹록지 않지만 늘 그랬듯이 어려움을 헤쳐나가겠습니다. 그래서 경남도민일보가 있어서 경남이 행복했노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경남도민일보가 5000호를 맞아 오늘처럼 굳건한 뼈대를 마련하기까지 신문사를 거쳐 간 많은 선후배님이 흘린 땀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머리 숙여 그 노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주주·독자 여러분! 날이 찹니다. 다들 건강 유의하시고 행복한 연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