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유용 사건 여파로 모금액 대폭 하락
경남 사랑의 온도탑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

올겨울 기부 손길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 성금 모금 단체 기부 금액이 예년보다 크게 떨어졌다. 경기 불황에다 '새희망 씨앗' 기부단체, '어금니 아빠' 이영학 씨 등 기부금을 원래 취지에 맞지 않게 사용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개인 기부가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11월 20일 '희망2018나눔캠페인'을 시작했다. 내년 1월 31일까지 진행하는 나눔캠페인 모금액은 창원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에 집계된다.

사랑의 온도탑은 캠페인 기간 모금 상황을 온도계로 볼 수 있게 돼 있다. 모금 목표액 1%를 달성할 때마다 1도씩 올라간다. 올해 목표 모금액은 92억 6000만 원이다.

6일 현재 사랑의 온도탑 온도는 7.6도(7억 400만 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8도(14억 3000만 원)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20여 일 동안 사랑의 온도탑 온도가 오르지 않고 있다. 계속되는 조선업 불황과 기계산업 침체로 경남지역 경기불황이 이어져 기업 기부가 줄었다. 여기에다 사회적 사건이 발생하면서 개인 기부자 참여도 줄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554053_422707_3453-2.jpg
▲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연말연시 이웃돕기 성금 모금을 위해 지난달 20일 '희망 2018 나눔캠페인'을 시작했지만 실적이 너무 저조하다. 6일 현재 창원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 온도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김구연 기자

기부유형별 기부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 개인 기부자 6489명이 5억 6000만 원가량을 기부했지만 올해는 이보다 줄어든 5799명이 2억 9000만 원을 기부했다.

법인도 마찬가지로 기부금액이 절반가량 떨어졌다. 지난해 175건, 8억 7800만 원이 모금됐지만 올해는 151건, 4억 700만 원으로 건수와 모금액이 줄었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전국 17개 시·도지회 중 경남이 모금액과 달성률 모두 최하위권이어서 올해 모금 목표 달성이 불투명하다고 했다.

또 다른 단체도 사정은 비슷하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남지역본부도 개인 기부자들이 부쩍 줄었다고 밝혔다. 경남지역본부 관계자는 "기업 후원은 예년 수준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개인 기부자가 특히 많이 줄었다. 기부단체와 관련한 좋지 않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후원자들이 후원을 중단하는 경우가 생긴다. 하지만, 어려운 여건에서도 나눔 문화가 확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