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점포 '창원이음몰' 입점…회성종합시장 2층에 터
사업기간 내년 6월까지, 배달·주문제작 업종 위주
"기존 상권과 윈윈할 것"

창원 회성종합시장 2층 빈 점포에 청년상인들이 터를 잡았다. 부림시장 청춘바보몰 2기 격인 '창원이음몰'이 청춘바보몰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일 오후 1시 조용하기만 하던 창원 마산회원구 회성종합시장 2층이 사람들로 북적였다. 창원시상권활성화재단이 마련한 청년점포 '창원이음몰' 입점식을 축하하기 위한 이들이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다는 뜻의 창원이음몰은 '전통시장 청년상인 창업지원사업'으로 선발된 청년상인 점포 5곳으로 운영된다. 사업기간은 2018년 6월까지로 국비 1억 2500만 원이 투입됐다.

창원이음몰은 청년 상인들이 전통시장 빈 점포를 이용해 창업한다는 콘셉트 때문에 부림시장 청춘바보몰을 떠올리게 한다.

청년상인 점포 '창원이음몰'이 지난 1일 창원 회성종합시장 2층에 문을 열었다. 사진 왼쪽부터 박상민 라온푸드 대표, 강선희 맛있는 선물 대표, 진미은 조무락 놀이터 대표, 황은미 아토박스 대표, 송민찬 윤앤피쉬& 대표. /김해수 기자

지난해 야심 차게 문을 연 청춘바보몰은 성공 청년창업과 기존 상권 활성화를 동시에 이룰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욕심이 과했던 걸까. 좋은 취지였지만 열악한 시설, 복잡한 구조, 노후화한 상권 등 여러 문제점에 부딪히며 12개 점포는 2년을 채우지 못하고 모두 문을 닫았다.

청춘바보몰 사례를 반면교사 삼은 창원이음몰은 '청년 창업'에 포커스를 맞췄다. 윤동주 창원시상권활성화재단 본부장은 "유동인구와 상권을 따져보면 회성종합시장은 부림시장보다 열악한 상황"이라며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는 데 집중해 성공 사례를 만들고 빈 점포에 추가 창업 사례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창원이음몰은 유동인구에 구애받지 않는 배달·주문제작 위주 업종으로 구성했다. 기존 시장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형태 시장으로도 발전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입점 업체로는 반찬배달 서비스를 하는 '라온푸드'가 있다. 매일 원하는 시간대에 반찬 4가지와 국 1가지를 배달해 밥만 있으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식당이 없는 회사나 학원 등이 주 타깃이다.

학생들에게 요리를 가르치는 박상민(35) 대표는 마산대학교 호텔조리학과 졸업생 두 명과 함께 창업에 도전했다.

박 대표는 "대기업이 할 수 없는 사업을 고민하다 반찬배달 창업을 하게 됐다. 함께 일하는 친구들이 한식, 양식, 일식 등 각각 전공 분야가 달라 다양한 음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시장 상인들에게 음식재료를 구입할 수도 있고, 반대로 그들이 우리 고객이 될 수 있다. 기존 상권과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샌드위치·과일 도시락을 판매하는 아토박스 황은미(39) 대표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남지회가 진행한 수제도시락 창업교육 1기 수료생이다. 도시락 창업을 고민하던 중 '전통시장 청년상인 창업지원사업'에 지원했다. 황 대표는 "혼자 창업을 하다 보니 다른 도시락보다 준비시간이 덜 걸리고 결혼식 답례품이나 학교·단체 간식 등으로 제격인 샌드위치와 과일 도시락을 선택했다"며 "임대료가 없어 운영비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 밖에도 1인 가구를 위한 포장 냉동생선을 판매하는 '윤앤피쉬&', 앙금플라워 떡케이크를 만드는 '맛있는 선물', 재활용 토털공예 '조무락 놀이터'가 입점했다. 또 시민들 쉴 수 있는 열린 책장과 주민 쉼터도 운영한다.

기존 상인들도 젊은 상인들을 응원하는 분위기다. 박수원(70) 회성종합시장상인회 회장은 "청년 상인들이 입점해 시장에 활기가 넘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이들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길 바라고, 우리 시장도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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