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구산해양관광단지서 갯게·기수갈고둥 확인

창원시 대규모 개발사업지역에서 보호대상 해양생물 서식지가 확인돼 보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와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은 4일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창원시 보호종 관리실태와 보전 방안 간담회'를 열었다. 환경단체는 보호대상 해양생물 77종 가운데 창원지역에서 9종이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멸종위기종 2급인 기수갈고둥은 창원지역이 국내 서식지 가운데 서식밀도나 지역밀도가 가장 높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는 '구산해양관광단지' 조성 사업 시 보호종 서식지 현황 확인부터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산해양관광단지는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리·심리 일원 284만 2000㎡에 사계절 체류형 가족휴양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 2012년 5월부터 2013년 8월까지 환경영향평가에서는 멸종위기종 2급인 갯게와 기수갈고둥이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현장조사에서 두 차례나 일부 지역에서 두 종이 발견돼 환경단체는 이격거리 계획을 재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보경 마창진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부장은 "구산해양관광단지 사업은 해안가와 건물 간 거리 확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골프장 조성 시 수산자원보호구역 피해 최소화를 위해 해안선과 50m 이상 떨어뜨려 달라고 요구했으나 30m 정도로 반영해 수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현재 계획대로 구산해양관광단지가 조성되면 해양생태계 보전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경남도와 창원시 등 지방자치단체에 해양보호종을 담당하는 부서가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부장은 "해양보호종을 담당하는 부서가 없어 멸종위기종 관리가 안 되고 있다. 구산해양관관광단지 조간대 저서생물 조사를 할 당시에도 만조선과 간조선 사이만 조사했는데 참게과나 바위겟과 서식지는 만조선 위 해안가다. 이렇게 되면 마산로봇랜드와 같은 개발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마산로봇랜드는 해안과 연결된 사면공사 과정에서 많은 환경이 훼손됐다. 해안선 염생식물이나 암반식물은 자생지 훼손으로 사멸 위험에 처했다. 환경단체는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창원시가 나서야 한다며, "기수갈고둥은 도시 건강성을 측정하는 지표라는 점에서 해양보호생물 지정 운동을 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부장은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지역이 깨끗해야 깨끗한 도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호소할 것"이라며 "자연 상징물 중 하나로 기수갈고둥을 지정하고, 나아가 시민과 함께 멸종위기종과 보호대상 해양생물 보전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은 구산해양관광단지 사업자인 삼정기업과 멸종위기종과 보호대상 해양생물 공동조사를 9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조사를 통해 서식지 보전 대책을 마련해 실시설계와 환경영향평가 재협의 과정에 반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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