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勤勞)'-부지런히 일함, '노동(勞動)'-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해 육체적 노력이나 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행위. 사측은 근로자를 원하고, 노측은 근로자가 아닌 노동자라고 이야기한다. 여기서부터 간극이 생기는 걸까.

최근 제주 현장실습생 사망 사건을 보면 착잡하다. 기업은 현장실습생이 그저 값싼 노동을 제공하는 근로자로만 보였을 테다. 제주뿐만 아니다. 올해 초 전북 전주 콜센터에서 일하던 현장실습생이 실적 압박으로 목숨을 잃었다. 앞서 지난해에는 서울 지하철 구의역에서 스크린 도어를 수리하던 현장실습생이 열차에 치여 숨지는 일도 있었다.

회사가 어려워지면, 회사의 생존을 이유로 노동자가 내쳐지는 일도 다반사다. 부지런히 사측의 요구에 따라 일했지만, 돌아오는 것이 결국 해고라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한국지엠 얘기다. 판매부진 등으로 어려워진 기업이 노동자에게도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며 파업을 이어가던 노동자에게 해고 예고 통지서가 날아들었다.

겨울, 10대 노동자·비정규직 노동자에게는 더 혹한기다. 물론 이들만이 아닐 것이다. 많은 이가 오랜 시간 저임금에 시달리며 일을 하지만,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구조조정의 칼바람도 비켜가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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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회에서 한 발제자는 일상적인 비정규직, 정규직 노조의 연대가 중요하다고 했다. 어찌 보면 당연하고도 공허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거기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 자식이 현장실습생이라 생각해보고, 내가 바로 그 비정규직 노동자라고 생각해보고 연대를 고민하면 문제 해결에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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