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전통차 농업이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의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가 된다. 약 1200년 전 처음 뿌리를 내린 하동 전통차 농업이 마침내 인류가 지켜내야 할 중요한 농업유산이 된 것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전통농업의 가치가 세계가 인정할 만큼 대단하다는 것에서 나아가 우리 농업의 활로를 여는 본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는 세계적으로 독창적인 농업 방법과 생물 다양성, 전통농업지식 등을 보존하려고 세계중요농업유산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유네스코의 문화, 역사, 자연유산 지정과 같은 맥락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청산도의 구들장 논과 제주의 밭담 농업시스템이 등재되어 있고 하동 화개골 전통차 농업은 세 번째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화개의 전통차 농업이 신라시대부터 시작된 역사성과 풀을 뽑아 거름으로 삼는 방식, 차 부산물을 이용한 재배방식, 차별화된 생물 다양성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하였다. 차 산업분야에서는 국내 처음 있는 등재이며 세계적으로도 일본 1곳, 차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중국 2곳에 이은 네 번째이다.

그러나 하동 전통차 농업은 세계적 농업 유산임에도 현재 미래를 예단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다. 우리가 등잔 밑이 어둡다는 격언처럼 자신이 가진 가치를 외면한 결과 커피에 밀리고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점차 고사 지경으로 몰린 것이다. 차는 이미 밝혀진 바와 같이 인류가 발견한 최고의 가치를 지닌 식물이라는 효용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만큼 건강에 이롭다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 국민의 차 소비는 80년대 이후 한때 애용되는 기미가 있었으나 전통적 가치를 외면하는 소비 행태와 맞물려 다른 전통 먹거리와 함께 고사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번 하동 전통차의 쾌거가 이런 소비행태에 경종을 울리고 낡은 것으로 치부되는 신토불이의 의미가 다시금 되살아나는 반전의 기회가 될 수 있어야 한다. 하동 전통차는 척박한 토양과, 위도상 가장 높은 추운 기후, 가렴주구로 차나무를 베어버리는 고난을 역사를 견디고 우리 농업의 자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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