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과 톡톡]정성희 경남여성새로일하기센터장
경영 전공학문 십분 활용, 기업 진입장벽 완화 전략
여성 저임금·단순직 탈피

경남여성새로일하기센터(이하 경남새일센터)가 10주년을 맞았다. 2007년 7월 '경남창원여성희망일터지원본부'로 문을 연 경남새일센터는 경남 대표 여성취업지원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동안 여성친화일촌기업 참여 업체만 1299개고, 구인 5만 1515건, 구직 6만 737건, 취업 3만 2164건의 성과를 이뤘다.

경남새일센터의 성장 스토리를 듣고자 10년간 센터를 이끌어온 정성희(42) 센터장을 만났다.

정성희 경남여성새로일하기센터장은 지난 2008년에 센터장으로 취임했다. 전국 154개 센터 중 가장 오랫동안 센터를 이끈 수장이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경남새일센터 걸어온 길 = 경남새일센터 전신인 경남창원여성희망일자리지원본부는 창원산업단지에 원스톱(ONE-STOP) 여성취업 지원본부를 설치해 여성 구직난과 중소기업 인력부족을 해결하고자 만들어졌다.

경남창원여성희망일자리지원본부는 2009년 경남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2010년 경남여성새로일하기센터로 명칭을 바꿨다. 경남에는 경남새일센터 외에도 창원, 마산, 김해, 김해동부, 진주, 양산, 거제 새일센터가 있다.

경남새일센터는 2009년 여성가족부 공동협력사업으로 '고용환경개선사업'을 시행, 우수사업으로 선정됐다. 폴리텍대학과 연계한 여성 전국기술 교육과정(특수용접, CNC 등)은 전국 사업으로 확산했다. 2011년에는 일-가정 양립 기업문화를 조성하고자 진행한 '퍼플잡 확산캠페인'으로 여성가족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매년 지역 맞춤형 일자리창출지원사업 우수등급을 받았고, 특히 2015년 '중소기업 솔더링 여성기능인력 양성과정'은 취상위 등급인 'S' 등급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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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인력 연계' 전략 적중 = 경영학을 전공한 정 센터장은 출범 6개월 만인 2008년 2월 2대 센터장으로 취임했다. 전국 154개 센터장 중 가장 오랫동안 센터를 이끈 수장이면서 동시에 경남새일센터 성장 과정을 지켜본 산증인이기도 하다.

"센터를 운영하는 데 다른 직원들과 시각이 달랐던 것 같아요. 기업 입장에서 기업이 여성을 채용할 때 어떤 지원을 해주면 좋을지를 생각했습니다. 한 예로 고용환경개선사업을 했습니다. 기업에서 여성들이 더 편안하게 일할 수 있고, 기업이 조금 더 쉽게 여성 직원을 고용할 수 있게끔 휴게실, 탈의실, 사물함 등을 지원했습니다."

기업 수요를 빠르게 파악하는 전략은 구직-구인 매칭률을 높였다. 기업은 원하는 인재를 구할 수 있고, 여성도 업무와 회사에 빠르게 적응하는 결과를 낳았다.

정 센터장의 경영 마인드는 다양한 시도로 이어졌다. 2009년에는 사회적 기업 반찬가게를 운영해 큰 성과를 이뤘고, 경남새일센터 창업과정 수료자들이 창업한 구체관절인형 협동조합 '아이사랑 공방'은 기획재정부 홍보물에 우수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올해는 경력단절 예방 사업을 진행하며 전국 최초로 '경력단절 예방 지도사 양성과정'을 열었다.

◇"양적 확대보다 질적 도약 필요" = 오랜 시간 경남의 여성 일자리를 고민한 정 센터장은 가장 안타까운 점으로 '여성이 안정적으로 일할 좋은 일자리가 없다'는 점을 꼽았다.

"경남은 조선, 중공업, 방위산업, 자동차, 기계 등 남성중심 제조산업이 발달해 경력단절여성들은 대부분 생산직이나 단순 사무직 등 최저임금을 받는 일을 하게 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하는데 새로운 산업, 다양한 직종을 발굴해 경남 여성들에게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경남새일센터는 경력단절여성 취업지원과 사후관리, 경력관리에 더해 경력단절 예방사업, 여성창업 사업을 하고 있다. 양적으로만 확대하고 있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지난 10년 새일센터는 양적으로 늘어났지만 새일센터만의 정체성은 사라진 것 같습니다.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교육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새일센터의 주요 역할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취업률이라는 양적 평가 비중이 커지면서 청년, 다문화 여성 취업으로 사업 대상은 확대하고 있으나, 정작 일자리 질을 높이거나 사후관리를 위한 노력이 저평가 받고 있어요.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습니다."

◇"여성인적자원 발굴 기관 목표" = 정 센터장은 지난 10년간 가장 달라진 점은 높아진 '경남새일센터' 위상이라고 했다.

"초창기에는 기업 참여를 유도하느라 어려움을 겪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우리 기관을 통해 여성 인력을 고용한 기업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취업한 경력단절 여성들이 직무에 맞게 업무를 잘 수행하니 센터 이미지도 긍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여성 인력을 바라보는 인식도 달라졌다. 10년 전만 해도 기업이 40대 이상 여성 인력은 면접도 보지 않았는데 경력단절 여성을 고용한 사업장에서 호응을 보이자 선입견이 많이 줄었다.

마지막으로 10년을 맞은 경남새일센터의 과제를 물었다.

"경남새일센터 10주년이 전환기가 되기를 바라고, 이번 기회로 경남새일센터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경남새일센터는 여성취업지원 기관이지만 경남지역 여성인재를 DB화해 관리하고 여성 인적자원 활용 기관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나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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