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6일까지 40여 점 선봬
독일·일본 작가가 본 창원 회화·목판화·영상에 담아
지역 작가 작품도 어울려

이방인이 바라본 창원의 모습, 캔버스에 어떻게 담겼을까? 경남도립미술관이 국제교류프로그램 '아트레인보우 2017'전을 시작했다. 창원이라는 도시는 낯선 이에게 영감이 되어 회화, 목판화, 영상, 사진, 설치작업 40여 점으로 탄생했다.

아트레인보우는 일본 교토시와 독일 로스톡시의 예술기관과 협력해 진행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다. 작가들이 다른 나라를 방문해 주민과 작가와 만나 창작 활동을 벌이는데, 올해는 독일 작가 5명, 일본 작가 5명이 20여 일간 경남도립미술관과 창원대 일대, 창동예술촌 일대에 머물렀다.

이들이 지난 21일 작품을 공개했다.

엔리코 펜스(Enrico Pense·독일) 작가 작품.

회화는 인물이 중심이 됐다.

엔리코 펜스(Enrico Pense·독일) 작가는 손수레를 끄는 할머니를 나무 위에 그려냈다. 또 집집이 문 앞에 놓인 물통이 주차금지를 뜻한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작업으로 옮겼다.

그는 "아침마다 골목 구경을 하며 산책을 했다. 휴지를 모으는 사람을 만났다. 그래서 창원 거리는 깨끗한 것 같다"고 했다.

루이즈 스토르제(Luise Stolze· 독일) 작가는 자신이 관찰한 많은 사람을 스케치했다.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는 학생, 한복을 입고 셀카를 찍는 여행객, 공연을 관람하는 시민들까지. 도시 일상을 그대로 옮겼다.

풍경도 훌륭한 소재였다.

아라이 에쓰코(Arai Etsuko·일본) 작가는 숯과 옻칠로 완성한 마산의 산과 창원의 해를 전시실에 내걸었고, 쓰지 도모카(Tsuji Tomoka· 일본)는 까치와 소나무, 메타세쿼이아, 목욕탕 무늬처럼 일본과 같거나 비슷한 여러 모습을 나풀거리는 천에 그렸다. 아주 작은 바람에도 조금씩 흔들리는 작품이 일본과 한국이 같아지다 달라지는 것 같아 매력적이다.

또 라모나 세피스(Ramona Seyfarth·독일) 작가는 하루 내내 창원을 찍은 영상을 분 단위로 쪼개 모니터 가득 채웠다. 낮과 밤, 새벽이 공존하며 작가가 본 사람들도 어딘가 존재한다.

빛을 통해 아주 작은 구멍으로 사진을 찍는 옛 방식을 택한 세바스찬 마이윈드(Sebastian Maiwind·독일) 작가가 선보인 흑백의 풍경·인물사진은 우리에게 익숙한 이미지를 변형시켰다.

아트레인보우 2017전 모습. 지난 21일 전시 개막에 앞서 작가와의 만남이 열렸다.

올해 레인보우 2017전에는 창원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작품도 한데 어우러져 있다. 지난 2년간 아트레인보우에 참여했던 작가 등 13명이 함께했다.

존재와 시간을 나타내려고 수건을 끌어온 김지영 작가, 바코드처럼 찍히는 현대인의 모습을 자신의 캐릭터로 형상화한 정풍성 작가, 아버지가 운영하던 세탁소를 회상한 심은영 작가까지. 특히 심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신작을 꺼냈다. 다리미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팀은 바느질로 이어지고 연결되어 전시실 천장까지 닿았다.

3개국 젊은 작가들이 저마다 작품 세계를 펼친 전시는 4·5전시실에서 12월 6일까지. 문의 055-254-4633.

초 료타(Cho Ryota·일본) 작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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