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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송전탑 건설 때 경찰에 협조했더니 세금 폭탄"

상인 "국책사업 세금 안낸다고 했는데 과세" 주장
경찰 "관련 발언 한 적 없어…계약서도 보관 중"

이수경 기자 sglee@idomin.com 2017년 11월 29일 수요일

밀양 765㎸ 초고압 송전탑 건설 갈등 사건 당시, 세금 신고할 필요 없다는 말만 믿고 경찰관과 전경에게 저렴하게 숙식을 제공했던 상인들이 세금 폭탄을 맞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밀양경찰서는 상인들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오는 30일은 상인들에게 부과된 세금 납부 마지막 기일이다.

밀양시 단장면 표충사관광단지에서 음식점을 하는 김병호(58) 씨는 "답답하다"면서 "(밀양 송전탑 사건 때 반대 주민을 진압하고자) 경찰이 3일간만 식사와 숙박을 하면 좋겠다고 해서 전직 경찰이었던 상인을 통해 주변 음식점들이 가격을 내려서 식사와 숙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경찰이 3~4일이면 진압이 끝나고 국가정책사업 협조 사안이므로 세금 신고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상인 김병호 씨가 세금 폭탄을 맞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수경 기자

김 씨는 경찰이 숙박비와 식대 할인도 요청했다고 밝혔다. '송전탑 문제로 마을이 어수선한데 우리만 장사를 하면 되겠느냐'고 곤혹스러워하는 주민들도 있었기에 김 씨는 수익을 생각지 않고 1인당 숙박비 1만 2000원, 식대 6000원에 구두 계약했다. 이는 당시 숙박비·식대보다 각 2000원가량 깎은 액수였다. 김 씨를 비롯해 단장면 일대 펜션과 음식점 30여 개 업소도 같은 방식으로 계약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씨는 지난 2016년 7월 김해서무서로부터 부가가치세 2171만 8368원 과세 예고를 받았다. 과세 명목은 밀양 송전탑 관련 동원부대 숙식비다. 2013년 10월부터 2014년 6월까지 8개월간 밀양경찰서 직원과 전경에게 식사를 제공해주고 받은 약 1억 1126만 원에 대한 세금이다. 비슷한 처지의 상인들도 각각 1500만~750만 원을 납부해야 한다.

김 씨는 '부가가치세 과세자료 해명 안내' 공문을 받고 과세에 대한 소명을 했지만 들어주지 않자 과세전적부심사를 요청했다. 결국 김해세무서는 올해 1월 국세심사위원회를 통해 "세금신고 의무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무신고가산세 등을 부과한 것은 부당해 50%를 감액한다"고 결정내리고 김 씨에게 알렸다.

이후 김 씨는 올해 2월 28일로 고지된 납부 마감 기일을 8월 31일, 11월 30일로 두 차례 연기한 상태다.

김해세무서 납세보호자담당관은 "법적으로 연기 가능한 기일이 다 돼서 11월 30일에 세금을 납부해야만 한다"면서 "세금을 내지 않으면 체납 징수 절차에 따라 독촉장이 발부되고 독촉기간 내에 내지 않을 경우 재산을 압류하게 된다. 이미 소송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이런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올해 8월 상인 대표자 2명과 함께 박일호 밀양시장을 면담하기도 했다. 김 씨는 "시장이 억울한 상황이지만 법에 따라 세금을 부과한 것이다, 국세청에 탄원서를 내면 마음을 움직일 수도 있지 않겠나 라고 하길래 탄원서를 냈지만 소용 없었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김해세무서로부터 국세청과 청와대에 보낸 탄원서에 대한 답변("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도 들었다.

김 씨는 "상인들은 국가를 상대로 사업을 한 게 아니라 국책사업을 뒷받침해 준 것인데 사업으로 인정해 세금 매긴 것은 부당하다"면서 "경찰 공무원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 앞으로도 불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밀양경찰서 관계자는 "세금에 관련해 일절 아무 말도 한 적이 없다. 처음엔 구두로 했다가 한 달쯤 지나서 상인 30여 명과 계약한 계약서를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전경 숙식비 계약서는 밀양경찰서에서만 보관하고 있다. 김 씨는 "상인들은 계약서를 갖고 있지 않으며 경찰서에서 보관한 계약서는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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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