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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맛집]창원 마산회원구 '경남식당'

고깃집의 변신…직장인 '취향저격'
김치찌개·낙지볶음 내는 점심 특선
질 좋은 재료·건강한 조리법 더해
11가지 밑반찬 '맛·든든함 배가'

이미지 기자 image@idomin.com 2017년 11월 28일 화요일

'아, 오늘은 또 뭘 먹나?' 오전 11시 35분께부터 시작되는 직장인들의 고민. 인근 직장인을 배려해 메인 메뉴를 포기(?)한 밥집이 있다. 창원 '경남식당'이다.

경남은행 본점 뒤편 아주 짧은 골목, 밥집 네 곳이 모여 있다. 동네 사람들이 먹자골목이라고 부르는 곳이다.

박민철(43) 씨가 아내 하주영(38) 씨와 함께 지난해 2월 생고기 전문점을 내세워 이곳에 들어왔다.

"부동산 소장이 웬만해서는 골목 안으로 들어가지 말라고 하더군요. 요리에 자신이 없으면 더더욱. 그때 '요리 좀 합니다'라고 말했는데, 요리 하나는 자신 있죠."

경남식당 낙지볶음과 김치찌개. /이미지 기자

요리 경력 20년, 창원 유명 뷔페 레스토랑 섭렵 등 경력을 지닌 박 씨는 '아닌 음식은 절대 내지 않는다'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참 서툴렀단다.

"전 하나를 구워도 타거나 딱딱해지면 절대 내지 않았어요. 조금 느려도 다시 구웠죠. 그랬더니 점심때가 바쁜 직장인들에게 무리더라고요. 빨리빨리 회전시켜야 하는데 처음에는 그렇지 못했죠."

박 씨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점심 특선은 공깃밥 값을 따로 받지 않고, 매일 반찬 11가지를 미리 준비하고, 고기는 점심 이후에만 판매하기로 했다. 삼겹살은 시간이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오후에도 업무를 봐야 하는 직장인들에게 자칫 오래가고 무거운 고기 냄새를 배게 할까 걱정됐다. 그래서 생고기 전문점이지만 낮에는 삼겹살을 내놓지 않는다. 대신 생고기가 듬뿍 들어간 김치찌개, 불맛이 가득한 낙지볶음이 메인 자리를 꿰찼다.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으면 반찬이 하나씩 상 위에 올려진다. 하나둘씩 놓이더니 전과 생선조림까지 포함해 총 11가지가 나왔다. 반찬만으로도 밥 한 공기가 거뜬한 상차림이다.

불맛 가득한 낙지볶음. /이미지 기자

"반찬만 만드는 주방 이모가 따로 있어요. 요리를 20년 넘게 했지만 반찬 맛은 또 다르죠. 아낙네의 맛은 따라가기 힘들죠. 인건비가 들더라도 고수하고 있습니다."

달콤한 연근조림, 상큼한 파래무침, 아삭한 무생채, 쫄깃한 진미채볶음까지 간장과 고춧가루, 참기름을 적절히 사용해 맛을 극대화했다. 소시지전과 생선조림도 집에서 먹던 딱 그 맛이다. 경남식당은 매일 전과 조림을 달리 낸다. 호박전과 가지전, 가자미 구이, 고등어조림 등 다양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낙지볶음이 나왔다. 김이 소복하게 올려진 밥에 낙지와 양념을 잘 비벼 한 입 먹으면 부드럽고 탱글한 낙지와 함께 입 안에 불향이 가득하다. '불맛'이 붙은 이름답다. 칼칼하고 매콤한 낙지는 탱탱한 버섯과 오이, 당근과 잘 어우러졌다. 약간 맵다고 느껴질 때 콩나물국이 입속을 달래준다. 밥과 함께 나오는 콩나물국은 담백하고 시원했다.

"'2분 낙지'라는 말이 있어요. 센 불에서 2분 내로 재빨리 볶아내야 낙지와 채소가 숨이 죽지 않고 살아있거든요. 불맛도 살고요."

점점 추워지는 이맘때,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다는 김치찌개는 신맛 대신 김치의 아삭함이 살아 있다. 박 씨는 묵은지를 쓰지 않는다. 살짝 익은 김치를 40분 정도 볶아 낸다. 씹히는 맛을 주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주인장이 직접 발골해 지방과 살코기 비율을 적절히 맞춘 고기는 김치찌개의 꽃이었다. 고기만은 거래처를 바꾸지 말라는 손님들의 신신당부가 있을 정도란다.

경남식당 밑반찬. 전과 생선조림을 포함해 총 11가지가 나온다. /이미지 기자

이 고기를 구워 먹고 싶다면 오후 5시 이후에 찾으면 된다. 직장인 회식과 주민들 모임이 많은 저녁에는 다들 삼겹살 맛에 감탄한단다. 고기 먹은 후 된장찌개도 좋지만 김치찌개나 낙지볶음, 혹은 예약하면 먹을 수 있는 해물짬뽕탕도 인기다.

그는 오래전부터 다짐한 게 있다. 언젠가 독립을 하게 된다면 '경남식당'이라고 간판을 내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부모님이 오랫동안 구암동에서 '경남슈퍼'라는 슈퍼마켓을 했어요. 이름을 물려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다들 촌스럽다고 하는데, 저는 정감 있고 아주 좋습니다. 또 책임감도 있고요."

'경남식당'이라고 촘촘히 박힌 가운을 입은 박 씨, 오늘도 직장인의 허기를 달래주려 분주히 움직인다.

<메뉴 및 위치> 

◇메뉴 △점심특선 불맛낙지볶음 9000원 △생고기 김치찌개 7000원 △칼집 생삼겹 8000원

◇위치: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옛2길 67-1(석전동)

◇전화: 055-253-3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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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7월부터 지역 문화 소식을 전합니다:) 전시와 문화재, 맛이 중심입니다 깊이와 재미 둘 다 놓치지 않겠습니다:D 소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