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계파주의 극복해야" 경남도지사 선거 불출마
내부 정치 경쟁구도 변화

5선의 이주영(자유한국당·창원 마산합포) 의원이 내달 초 열리는 당 원내대표 선거 출마 결심을 굳혔다.

이 의원은 27일 <경남도민일보>와 통화에서 "당을 살려야 한다는 당내 여러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비장한 각오로 나설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 출마는 홍준표 대표가 이끄는 당 노선과 관련한 역학구도는 물론, 경남도지사 후보를 둘러싼 내년 지방선거 구도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일단 홍 대표가 '가장 선호하는 경남지사 후보' 출마는 없는 일이 됐다. 홍 대표는 지난 9월 경남지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상대가 김경수(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김해 을)든 누구든, 이주영·박완수(창원 의창)·윤한홍(창원 마산회원) 누가 나서도 이길 수 있다"며 "그중에서도 이주영 의원이 나가면 제일 좋다. 다선 의원에 판사·장관 경력 등 유권자가 좋아할 요소가 많다"고 말한 바 있다.

한국당 이주영 국회의원. /경남도민일보 DB

이 의원 자신도 도지사 불출마를 명확히 했다. 그는 "원내대표 도전과 무관하게 원래부터 생각이 없었다. 뜻을 접은 게 아니다"고 했다.

이로써 한국당 경남지사 후보는 홍 대표가 우선순위로 꼽은 또 다른 주자인 박완수·윤한홍 두 현역 국회의원을 비롯해 안홍준·김학송 전 의원, 김영선 전 한나라당 대표 등의 경쟁체제로 재편됐다.

이들 중 가장 앞서 있는 인사는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후보 적합도 2위를 차지한 박완수 의원이라고 할 수 있다. 1위인 안상수 창원시장은 재선 도전을 못박은 상태고 근소한 차로 3위에 오른 이주영 의원은 제외된 만큼 윤한홍 의원, 안홍준 전 의원 등 2%대 미약한 지지율을 보인 다른 인사보다 비교적 여유롭다. 물론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고 홍 대표와 친소관계, 타당 후보 경쟁력 등 여러 변수가 웅크리고 있다.

또 하나 관심은 이주영 의원의 '5전 6기' 성공 여부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4차례나 원내대표 경선에 나섰다가 패했고 지난해 당 대표 낙선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6전 7기다.

이번에도 당내 계파지형만 보면 전망은 불투명하다. 이 의원은 작년 8월 당 대표 선거에서 '범친박'과 '통합적 리더십'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술을 구사했으나 결과적으로 친박은 이정현 의원에게, 비박은 주호영 의원에게 쏠렸고, 최종 성적 또한 두 의원에 이어 3위였다.

다음 달 원내대표 경선 역시 친박과 비박이 각각 홍문종·김성태 의원 등을 앞세워 세를 모으는 분위기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등을 거치며 친박 색을 벗고 꾸준히 중립 노선을 추구해온 이 의원이라지만 전체 의원 116명 중 절반쯤 되는 친박·비박 세력을 흔들 수 있을지, 또 중립지대로 분류되는 60여 명 마음을 얼마나 사로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주목할 변수가 있다면 평소 이 의원과 가까운 홍준표 대표와 연대설이다. 당 안팎에서는 이 의원 출마 뒤에 홍 대표가 있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세는 많지 않지만 친홍 세력을 필두로 중립 진영에서 후보 조정 등을 통해 이 의원에 힘을 싣는다면 당선 가능성은 한결 커질 수 있다.

마침 홍 대표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사당화 운운하며 또다시 계파 부활을 시도하는 못된 사람들이 있다"며 "누가 대여투쟁을 잘할 것인가에 초점이 있어야 하는데 원내대표가 무슨 계파 나눠 먹는 자리인가.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고 사실상 이 의원을 지원사격(?)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홍 대표와 연대설을 전면 부인했다. 이 의원은 통화에서 "홍 대표 지원설·연대설 등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우리 당의 최대 과제가 계파주의 극복이다. 더는 이 문제로 갈등이나 내홍을 겪어서는 안 되며, 당 결속을 통해 강력한 대여투쟁에 나서야 한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이미 야당 경험, 저격수 역할도 해본 만큼 잘 싸울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