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현대음악제를 통해 그리고 윤이상선생의 음악을 통해 창원시향의 연주력향상은 물론 지역 교향악단으로서 주목받을 만한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10년을 넘겨 창원시립교향악단을 이끌고 있는 김도기(46·창원대학교 예술대학 음악과 교수) 지휘자. 그는 요즘 통영현대음악제를 앞두고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통영현대음악제에서 개막연주로 윤이상 〈교향곡 4번-아시아 여성들에게 헌정〉을 준비하는 것 때문에 대부분 교향악단이 겨울 휴식기에 들어가 연주는 물론 연습도 잠깐 쉴 때지만 그가 이끄는 창원시향은 연습을 거르지 않는다.특히 통영현대음악제를 대표하는 연주단체로서 국내에서는 초연되는 윤이상의 작품을 연주하게 되는 책임감이 그에게는 작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음악인들에게 조차 생소한 윤이상의 작품을 줄기차게 시도하는 그의 용기와 실험정신은 이미 전국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터다.

이미 94년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94년 교향악축제에서 창단 3년만에 중앙악단에 버금가는 연주로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이후 95·96·98년 교향악축제에서도 국내 초연작 하차트리안의 〈교향곡 2번〉, 루토슬라브스키의 〈교향곡협주곡〉, 펜데르스키 〈교향곡2번〉 등을 성공적으로 연주해 냈다.

올 9월 창원국제음악제와 2002년 성산아트홀 개관기념연주에서 새로운 윤이상음악을 등장시키겠다는 그는 현대음악으로 자신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그는 “창원시향의 연주는 시민을 위한 음악에 중점을 둔다. 하지만 지방교향악단으로서 특화된 무언가를 가지지 못하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지만 국내에서 아직 미개척지나 다름없는 윤이상 선생의 음악을 한국적으로 해석하는 일을 우리가 하겠다”며 창원시향과 윤이상음악의 만남을 특히 강조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