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럽고 불안감이 상존했지만 수능은 무사히 끝났다. 교육당국이 신속하게 대처했을 뿐만 아니라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평상심을 잃지 않고 질서를 지킴으로써 전국적으로 큰 말썽 없이 입시 시즌의 문을 순조롭게 열 수 있게 됐다. 이제 모든 관심은 정시모집에 쏠린다. 수능 연기 때문에 내년도 대학입시 전형이 거의 일률적으로 1주간 순연된 터라 지금부터 세심하게 챙기지 않으면 낭패를 당할 염려가 있다. 우선 급한 것은 대학과 지역교육청, 그리고 사설 교육기관들이 총망라되다시피 해 마련하는 입시설명회에 부지런히 찾아가 정보를 축적하는 일이다.

수능은 학생들이 입시지옥으로부터 해방되는 마지막 관문이다. 고3 졸업반 학생들은 어깨에 지고 온 고난의 짐을 내려놓고 맘껏 자유로움을 구가하고 싶어질 것이다. 늘 빚어지는 현상이지만 속박에서 풀려나면 따라서 긴장감이 느슨해져 탈선이 늘어나고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는 것이 다반사다. 올해는 지진 여파로 대입 전형 일정이 빠듯해져 딴 데 마음 팔 여지가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수능 이후의 일탈감까지 억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학교나 담당교사들이 전적으로 지도하기에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순간의 잘못이 진로선택에 지장을 주고 더 나아가 성인으로서의 사회생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게 된다면 얼마나 애석한 일이겠는가. 오히려 마음을 더욱 다잡아 대입 본 시험에 대비하는 것이 수능을 끝낸 수험생들이 새겨야 할 덕목일 것이다.

수험생 자신의 힘만으로 넘을 수 있는 언덕은 아니다. 학교와 교사들의 마무리 지도관리가 요구되고 특히 부모들의 따뜻한 격려와 헌신적인 사랑이 최상의 자산이 될 것임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이와 함께 건강을 지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어야만 쌓은바 실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다. 정신적 안정감을 가지면서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가고 싶은 대학, 원하는 학과에 합격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인지 지금이야말로 일생일대의 깊은 사색과 자기발견이 요청되는 순간이다. 수능을 치른 수험생 모두에게 영광이 같이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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