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상의 음악정신을 기리기 위한 ‘통영현대음악제 2001’ 개막연주로 창원시립교향악단(지휘 김도기)이 윤이상의 〈교향곡 4번-아시아 여성들에게 헌정〉을 연주한다.

국내에서 전문음악인들에게 조차도 약간은 생소한 이 곡은 1986년 11월13일 일본의 산토리홀에서 도쿄교향악단의 히로유키 이와키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동양의 모든 불행한 여성들에게 헌정된 이 곡은 가진 자의 논리가 아닌 ‘불행한’ 여성에 대한 음악적 이미지가 잘 표현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이 곡은 고요함과 격함, 인내와 긍지가 음악의 전개방법과 악기분배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작곡자는 이 곡의 진정한 주제를 ‘불행한 여성들이 잔혹한 현실에 대항해서 희망이 없는 삶에서의 해방을 위해 부르는 노래들’이라고 밝히고 있다. 전통적인 동양적 남성관과 여성관에서 비롯된 가정과 사회에서의 남성들의 군림. 그 속에서 군주와 노예에 가까우리만큼 핍박받는 여성들의 현실과 희망을 이 곡은 담아내고 있다.

루이제 린저(Luise Rinser)는 〈교향곡 4번〉을 ‘어둠속에서 노래함’이라는 부제를 붙여 표현했다.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여성의 애환과 헌신은 끊임없는 고통속에서도 출산의 아름다움과 엄마라는 영광된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평했다. 이번 개막연주에서 김도기 지휘자에 의해 진정한 한국적 해석으로 거듭나게 될 〈교향곡 4번〉. 숭고하고 헌신적인 모든 여성의 사랑이 묻어 나올 선율에 관객들은 저절로 고개숙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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