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곳곳에서 대형차 불법주차에 대한 민원이 끊이질 않는 데도 마땅한 해결책은 보이질 않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하루 이틀도 아니고 언제까지 위험과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지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행정당국은 계도도 하고 단속도 하지만 워낙 일손이 모자라 근절하기 어렵다고 변명만 되풀이하고 있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시원한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차고지 증명제가 도입되고부터 대형 화물차나 버스 등 사업용 차량은 차고지를 등록하고 운행이 끝나면 그곳에 주차하게 못 박혀 있다. 그러나 현실은 시내 이면도로 아무 곳이나 다 주차장이다.

일단 시내에는 공영 주차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시내에 차고지를 임차하려 해도 가격이 너무 비싸 엄두를 내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차고지 증명은 멀리 값싼 외곽에다 해놓고 실제 주차는 운전기사 집 가까운 곳에나 하고 만다. 위법인 줄 알면서도 과태료라 해봤자 임대비용이나 기름값보다 훨씬 싸니 불법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현실이 답답하여 법을 어기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이 되다 보니 정작 주민들의 고통은 무감각한 일이 되고 말았다. 불법 주차가 행해지는 도로들의 밤 풍경은 오싹할 정도로 위험해 보인다. 어둠이 깔려 시야가 가릴 즈음에 불법 주차된 차량은 거대한 흉기들로 도로를 점거하고 있다. 불법 차량 때문에 사고가 날 경우 대부분 치명적인 인명사고로 이어진다. 불법 주차라 하여 단순하게 볼 일이 아니라 주민 안전과 직결된 위중한 사안임을 깨달아야 한다.

공회전에 따른 소음이나 매연, 주차난과 정체까지 주민이 매일 겪는 불편은 심각할 지경이다. 신고도 하고 민원도 넣지만 일시적인 단속처럼 임시방편일 뿐 시간이 지나면 똑같이 반복된다. 그렇다고 속수무책으로 넘길 수는 없다. 행정당국이 나서서 제대로 된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공영주차장을 넉넉하게 확보하는 일부터 서둘러야 한다. 시일이 걸리는 일이니 임시처방에 그치지 말고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한 계획이 필요하다. 일손이 부족해 단속은 못 한다 해도 근본 대책은 수립할 수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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