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식품 '회장님 갑질 사건'은 전직 직원들 폭로에 따른 언론 보도로 지난 2015년 12월 24일 널리 알려졌다. 김만식 당시 명예회장은 4일 후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리고 몽고식품은 권고사직 된 피해 직원 2명을 이듬해 1월부로 복직시키겠다고 공언했다.

2016년 1월 4일, 확인 결과 복직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당사자들은 "파문이 커질 때와 달리 연락조차 없다"고 했다. 몽고식품은 보도가 나오자 다시 부랴부랴 고개 숙이며 "앞으로는 정말 달라지겠다. 한 번만 더 믿어달라"고 했다.

그로부터 2년이 흘렀다. 몽고식품이 그 이후 어떻게 변화했을지, 기대 섞인 마음으로 다시 살펴봤다.

그런데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 몽고식품 관계자는 당시 회장님 갑질 사건에 대해 "터놓고 말해서 그게 뭐 그리 큰일이었냐"고 했다. 김 전 명예회장 역시 당시 피해자들을 '공갈단'이라고 표현하며, 자신이 되레 피해자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김 전 회장은 상습폭행 및 근로기준법상 사용자 폭행 혐의가 인정돼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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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로 몽고식품 관계자 여럿을 만나고 통화한 바 있다. 그들은 다른 조직 구성원들과는 다른 이상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문제가 터졌을 때 그것을 진지하게 해결하기보다는, 다른 무엇인가에 시선을 두고 있는 듯했다. 순간 알게 됐다. 그들의 귀결점은 다름 아닌 '김만식 전 명예회장'이라는 걸 말이다. 김 전 회장 밑에서 함께한 지난 시간을 짐작해보면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그럼에도 지역민들이 100년 세월 동안 이어온 애정을 생각하면, 이젠 그들 또한 달라져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 '우리가 남이가'에 기대거나, 말로만 '미워도 다시 한번'을 외칠 수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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