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 후 해방감에 일탈 우려
청소년기 끝 불행의 시작 안 되게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두고 우리나라 지진 관측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지진이 포항을 뒤엎었고 수능이 연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전국 수험생의 극히 일부분인 포항 학생들 때문에 왜 몇십만 전국의 수험생이 피해를 보아야하냐는 말이 나돌고 있어 가슴이 아프다. 수능 전날에 버린 자신의 책과 문제집을 찾으러 다니는 학생의 애처로운 모습이 나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또다시 지진이 일어나더라도 최악의 상황이 아니면 수능을 강행할 것이라고 교육부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모든 수험생이 지진에 연연하지 않고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하여 만족한 결과를 성취하기 바란다. 수능시험 날만을 기다려온 수험생들이 성취감과 긴장감에서 해방됨에 따라 수능 종료 후 연말분위기, 동계방학 등 분위기에 편승해 음주·흡연, 유흥업소 출입 등 다양한 형태의 일탈행위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방지하려면 청소년에게 유해약물을 판매할 우려가 있는 편의점·슈퍼마켓·술집·PC방 등 유해업소 업주·종업원 대상으로 청소년보호법 위반행위 홍보·계도 활동을 하여 청소년을 보호하는 의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우선, 청소년에게 유해약물을 판매하는 행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행위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음주 또는 흡연을 하는 청소년에게는 청소년보호법 제50조에 따라 현장에서 주의·조언·제지 또는 친권자·학교 등에 연락하여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청소년에게 유해약물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성인들의 인식변화가 절실한 것이다. 또한, 일부 청소년들은 공원 등에서 버젓이 음주·흡연을 하고 그에 따른 폭력 등 2차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한 번의 쾌감 때문에 범죄를 저지르고 대학생활을 즐겨보지도 못하고 평생의 오점을 남길 수 있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SNS를 이용한 청소년 범죄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들이 무심코 SNS에 올리는 일상 생활정보를 이용해 강도, 스토킹 등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고, SNS상 주고받은 부적절한 대화를 빌미로 금품을 요구할 수도 있다.

이러한 SNS범죄를 예방하려면 개인정보가 포함된 프로필은 반드시 비공개로 설정하고, 게시글은 친구 공개로 하고, 모르는 사람이 친구요청이나 대화를 시도하는 경우 신중히 대처하는 것이 좋다. 만약 자신이 SNS범죄의 피해자가 되었다면 대화내용 등 증거가 될 만한 자료를 캡처하여 빠른 시간 안에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다. 최근에는 SNS 상으로 신분증 위조방법이 공유되고 위조된 신분증이 암암리에 거래까지 되고 있다고 한다. 호기심으로 위조나 거래를 했다간 공문서위조의 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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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훗날 지금의 시기를 돌아보면 인생에 둘도 없는 아름다운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친구들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어른이 될 준비를 하는 것이 청소년들에게 어울리는 모습이 아닐까? 아름다운 청소년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수능이 불행의 시작이 되어서는 안 된다.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사회로 진출할 수 있도록 옆에서 응원하고 보살펴주는 것이 어른들의 임무이다. 누구의 아들, 누구의 딸, 누구의 동생을 지켜줄 의무가 우리에게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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