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g-Playing record·Compact Disk
심광도 씨 30년간 1만여 장 모아

음악 감상실 '뮤직 파라디소'가 12월 둘째 주에 문을 연다. 창원 의창구 평산로 195번길 1에서다.

건물 3층에 마련된 공간은 심광도(47) 씨가 30년 가까이 모은 음반으로 가득하다. 130㎡가량 공간에 LP 9000여 장, CD 3000여 장을 갖췄으니 이름 그대로 천국(Paradiso)이다.

증권업에 종사하던 심 씨는 지난해 일을 그만두고 오랜 꿈을 현실화했다. "많은 분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은데 다른 공간에서는 한계가 있었어요. 마음껏 음악을 들을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적당한 공간을 찾아 두 달가량 분주히 공간을 채웠다. 지금은 임시로 문을 열어뒀고, 다음달 본격적으로 문을 열 계획이다.

창원에 생길 음악 감상실 '뮤직 파라디소' 모습.

뮤직 파라디소 문을 열고 들어서면 오른쪽 창가를 따라 수많은 LP 음반이 알파벳 순으로 줄을 잇는다. 창가 쪽에는 헤드폰 시스템 두 개가 들어설 예정이다. 왼쪽 벽면에는 작은 명패가 붙어 있고, 이어 CD 음반이 빼곡하게 차있다. 정면으로는 음악 감상에 쓰이는 기계가 공간을 차지한다. 정식으로 문을 열면 입구와 맞닿은 공간은 구입할 수 있는 1만여 장의 음반으로 채울 예정이다. 현재 유럽에서 주문한 음반이 뮤직 파라디소로 오고 있다.

전체 음반 80%가 클래식으로 채워진다. 심 씨는 클래식 문외한에게 도우미를 자처한다. 클래식과 가까워지고 싶은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을 공간이다. "어떤 곡을 들어야 하는지 모를 수도 있고, 귀에 익은데 제목을 모르는 일도 있겠습니다. 원하는 곡이 있음에도 찾기 어려우면 포기할 수밖에 없죠. 그런 곡을 찾아서 알려드리는 일이 제 임무입니다."

'뮤직 파라디소' 벽면 한 곳을 가득 채운 CD 음반.

스포츠도 특정 선수나 팀을 좋아하면서 빠지게 되는 법. 마찬가지로 클래식 입문을 하려면 자신의 음악 취향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뮤직 파라디소 공간의 지향점은 배려와 이해에 있다. 심 씨는 이곳을 찾는 이들이 서로 좋아하는 음악을 인정하고 공유하길 바란다. 배려 없는 감상자는 철저히 배제하는 공간이 목표다. 기계 위주, 희귀 음반 위주의 청취자도 사절이다.

"음악은 정말 주관적이에요. 100명이 있다면, 100가지 음악 취향이 있다는 말이에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라고 다른 사람도 좋아해야 한다는 접근은 잘못입니다. 타인 취향을 인정하고 한발 나아가 왜 저 사람이 이 곡을 좋아하는지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죠."

뮤직 파라디소는 원칙적으로 쉬는 날 없이 운영될 예정이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매일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차를 마시며 음악을 듣고 인터넷도 쓸 수 있기에 '집'이라고 봐도 좋다. 심 씨 바람이기도 하다.

'뮤직 파라디소' 한편에 LP 음반이 가득하다./최환석 기자

"모든 이에게 자기 집 거실처럼 쓰라고 말할 겁니다. 누군가 오후 8시가 넘어서도 음악에 푹 빠져 있다면 방해하지 않을 거예요. 시간을 정해둔 건 큰 의미가 없습니다."

당분간은 무료 공간이지만, 내년 봄 즈음이면 입장료를 받을 계획이다. 모두가 함께 운영하는 음악 공간이라는 의미다. 입장료는 오롯이 뮤직 파라디소 운영비로 쓰일 예정이다. 소중한 공간이 며칠이라도 더 지속하길 바라는 취지다. 문의 010-5577-9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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