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창원시 마산합포구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기 전에 '싹둑' 가지치기를 하자 시민들이 어리둥절해하고 있다. 마산합포구청에서 가지치기를 하던 이 기간, 창원시는 의창구 일대에서 창원 단풍거리축전을 하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단풍이 물든 거리를 홍보하고 즐길 때 다른 데서는 가지를 잘라내 앙상한 나무만을 남긴 것에 대해 시민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마산합포구청과 창원시청은 은행나무 가지치기에 대해 각종 민원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가로수를 관리하는 담당 관계자는 은행나무가 상가 간판을 가려 상업권을 방해한다는 민원과 안전상 민원에 대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은행 열매가 떨어져 바닥이 미끄러워지는가 하면, 열매가 배수구를 막아 배수가 제대로 안 되기도 한다.

그러나 시민들은 은행나무는 노랗게 물든 모습을 보려고 심는데 단풍도 들기 전에 가지치기를 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면서, 은행열매 악취가 나기 전에 나뭇가지를 잘라냈다면 이해라도 하겠다는 반응이다. 조경전문가도 낙엽수인 은행나무 가지치기는 낙엽이 진 뒤나 새잎이 생기기 전에 하는 것이 적정하며, 그때가 가지를 얼마나 쳐내야 하는지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시기라고 말한다.

작업 시기도 문제지만 매년 되풀이되는 이 같은 논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녹지담당 공무원의 전문성을 담보할 수 없는 자치단체 구조적인 문제부터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도 있다. 가로수 가지치기는 '녹지직' 공무원 업무로 창원시는 현재 69명이다. 인구 규모가 비슷한 수원시 녹지직 공무원은 현재 43명이다. 창원시가 녹지직이 더 많아 보이지만 업무량이 다르다. 시민 1인당 도시림 면적을 비교하면 창원시가 수원시보다 9배 이상 많다. 그만큼 창원시 녹지직 공무원이 관리해야 하는 도시림 면적이 더 넓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창원시 본청·구청 녹지 담당 조직은 계속 축소되고 있다. 특히 공원·녹지 전담부서가 없을 뿐 아니라 비전문직 공무원도 함께 업무를 맡고 있다. 통합 전 창원시 산림·공원·녹지 예산이 2~3%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현재는 0.71%에 불과하다. 안상수 시장이 기후변화 대응 종합대책으로 도심 녹지 확충과 공원관리 공무원 증원 약속을 이행해야할 때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