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파고, 투트랙으로 넘자] (5)일본 국가전략특구를 가다
일 정부, 신산업 특구 지정, 인구밀집지 비행금지 완화
도쿄만 연안 매립지 활용, 해상·하천 드론 루트 개발
지자체, 기업 임대료 보조

일본 내 '드론산업 메카'로 급부상한 지바시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지바시 드론산업 육성 사례를 취재하고자 만난 국가전략특구 추진과 담당자는 최근 한국 언론 세 곳에서 취재요청이 왔다고 말했다. 이는 국가전략특구 지정으로 얻은 성과기도 하다.

◇전략특구 지정 드론산업 '날개' = 지금의 지바시 위상은 국가전략특구 지정과 관계가 깊다. 국가전략특구는 일본 정부가 현행법 규제를 완화하고 국제적인 업무 기능을 강화해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제적 경제활동 거점을 형성하고자 마련한 정책이다.

일본 정부는 현재 도쿄, 오사카, 오키나와 등 수도권과 대도시를 중심으로 17개 지자체를 특구로 지정해 신산업 기업이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실험 실증 등이 필요한 때에 허용하는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

지바시는 지난해 1월 국가전략특구로 지정돼 같은 해 4월 드론 택배분과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1월 19일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2017 드론쇼 코리아'가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렸다. 각계 인사들이 물건을 배달하는 택배 드론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분과회는 정부와 지자체, 민간기업 등 3자가 모여 회의를 하는 모임으로 부속 부서로 실증 실험을 하는 기술검토회를 두고 있다. 민간기업에는 자율제어시스템연구소, 라쿠텐, 아마존 등이 참여했다.

분과회는 드론 택배서비스를 실증 실험하고, 이 과정에서 발견한 과제와 건의사항을 정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일본은 항공법에 따라 인구밀집 지역에서 드론 비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분과회에서 지속적이고 순발력 있는 실증 실험이 가능하도록 항공법 규제 완화를 위한 제언을 해 나가고 있다.

◇지리적 특성 드론 택배 적합 = 지바시는 '마쿠하리 신도심'을 중심으로 근미래기술의 실증, 다문화 도시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드론산업, 특히 '드론을 이용한 택배서비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쿄만 연안에 있는 마쿠하리 매립지는 인구 1000만 도쿄에서 25㎞가량 떨어져 있고, 특히 마쿠하리 신도심은 라쿠텐, 아마존 등 물류창고가 있는 도쿄권 물류 거점지에서 10㎞ 거리에 있다.

지바시 국가전략특구 추진과 야나기사와 요이치로 씨는 "이 물류기지에서 마쿠하리 신도심까지의 드론 루트가 해상과 하천 위를 지나간다"며 "지리적 환경이 드론 비행에 적합하고, 실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드론 택배서비스 사업을 추진한 배경을 설명했다.

드론 개발분야 일인자인 지바대학교 노나미 겐조 교수도 지바시가 드로산업을 시작하는 데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

일본 지바시 '드론 택배사업' 담당자 야나기사와 요이치로 씨. /김해수 기자

자율제어시스템연구소 회장인 노나미 겐조 교수는 분과회 기술검토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드론 택배서비스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마쿠하리 인근 와카바 지구에는 대규모 고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아파트 단지가 완성되면 현재 9400가구에 4500가구가 추가되면서 인구가 1만 명 이상으로 증가해 사업성도 크다.

특히 새롭게 들어설 아파트 단지는 드론 비행에 장애가 되는 전선을 지하에 묻었다. 아파트 베란다에는 드론 포트를 설치해 드론 전용 택배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2020 올림픽까지 드론도시 목표" = 지바시가 추진하는 '드론을 이용한 택배서비스'는 컨트롤러를 사용하지 않고 '스타트' 스위치 하나로 택배 배송이 실행되는 것을 말한다.

현재는 지바시 드론을 이용한 택배서비스는 실증화 단계다. 지난해 11월 22일에는 실제 택배 배송 실험을 하기도 했다. 이 실험은 드론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주문을 하면 라쿠텐 본사에서 비행을 지시하고, 원격으로 지시를 받은 드론이 물건을 목적지에 배송하고 출발지로 돌아가는 시험이었다.

지바시는 2020년 올림픽에 맞춰 이 기술을 완성하고, '드론도시'로서 지바시를 홍보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두 가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첫째는 지바시 드론산업 육성과 기업 유치다. 이를 위해 드론 필드 3곳을 조성 중이며 이 중 한 곳은 다음 달 중 개장할 예정이다.

두 번째 정책은 기업 입주 보조제도다. 지바시는 드론 관련 기업이 시에 입주할 때 토지 구입비 또는 임대료를 보조한다. 기업 형태에 따라 스타트업 기업은 지바시민 1명을 고용할 때마다 30만 엔을 보조하고, 팔로업 기업은 조업 경과를 보며 금전과 세금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타 도시에서 드론 제작 기업만 지원하는 것과 달리 지바시는 '드론 관련 산업'이라는 큰 틀에서 프로그래밍 단계 기업도 지원하고 있다.

야나기사와 씨는 "드론은 대표적인 4차 산업혁명 기술로 발전 가능성이 크다. 어느 도시에서 어떻게 드론산업을 유치하느냐가 그 시의 발전에 상당히 이바지할 걸로 전망한다"며 "실증 실험할 장소를 조성해 제공하는 것은 지자체만이 할 수 있는 역할로 많은 드론 업체가 들어올 수 있도록 인프라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독일 스마트팩토리 구축 사례와 일본 신산업 육성 사례를 알아봤다. 국내 지자체들은 4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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