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신문 필통]교복·스타킹으론 추워 담요·겉옷 등 걸치지만 "단정하지 않다" 제재
여론 수렴 않는 교칙 탓, 학생 건강·학습권 침해

겨울철 '여고'에 가면 각각의 개성을 자랑하는 교복패션을 볼 수 있다. 교복 위아래로 체육복을 입거나 담요를 두르거나 후드집업, 수면바지를 입는 학생들을 흔치않게 만날 수 있다. 그러나 학교에선 이런 복장을 허용하지 않는다. 교칙에도 규제대상으로 되어 있다. 그럼에도, 학생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이런 이상한 패션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치마가 보온성이 없고 스타킹도 그를 보조할 수 없는 것은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사실입니다. 일방적인 형식만을 내세워 학생들에게 불편함을 감수하게 하는 것은 불합리합니다." (여학생 1)

"교칙이라는 것은 학생들이 매일 학교에서 지키는 것이죠. 따라서 현재의 교칙이 현실의 조건과 맞지 않는다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현실에 맞게 수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한겨울에는 교복 위에 패딩과 후드집업을 입어도 학생들이 추워서 벌벌 떱니다. 어떻게 하라는 건가요? 학생들의 건강과 학습환경보다 더 중요한 것이 뭔가요?" (여학생 2)

겨울 여고에서 흔히 보는 교복 패션. 보기 흉할지는 몰라도 추위 탓에 어쩔 수가 없다.

학생들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말한다. 바로 추위 때문이다. 겨울철마다 겪는 고충으로부터 찾은 고육책이 바로 이상한 교복패션이 된 셈이다. 여고생들이 추위로부터 벗어나 따뜻하고 편안한 방법을 찾은 결과라 할 수 있다.

교복 치마를 입어보면 알 수 있지만 치마는 활동하기에 매우 불편하다. 속바지를 입는다 하더라도 다리를 벌릴 수 없고 뛰어다닐 땐 치마가 날릴까 봐 걱정해야 한다. 치마를 입으면 보온성이 있는 '히트텍'이나 내복을 입을 수도 없다. 스타킹을 신지 않느냐고 말하지만 스타킹을 한번이라도 신어보면 한겨울 추위에 스타킹만 신고 다니는 여고생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추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학생들은 교복 위에 옷을 겹쳐서 입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 규정이나 선생님들의 생각은 학생들과 너무도 다르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보기에 좋지 않고 단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겨울 여고에서 흔히 보는 교복 패션. 보기 흉할지는 몰라도 추위 탓에 어쩔 수가 없다.

"솔직히 보기 좋지는 않아요. 교복과 체육복을 혼용하는 건 보온성과 편안함만을 추구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추워서 체육복이 입고 싶다면 체육복만 입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여고 교사 1)

"학교는 지식을 전달하고 사회를 구성하는 공동체적 삶의 형태를 가르치는 곳입니다. 학생들의 여론을 수렴하고 사회의 통념을 반영한 교칙이 있고, 그 구성원들은 그것을 지켜나가야 합니다. 날씨 등의 상황을 고려하여 교실에서 수면바지나 담요를 추가로 착용하는 것은 용인할 수 있으나 그 외의 공간에서 교복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할 수 없습니다. 다양한 생각과 사고를 인정해야 하고 일부 구성원들의 시각에서 현재의 교칙이 올바르지 않다고 판단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학생, 학부모, 교원의 여론을 수렴하여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옳은 방법일 것입니다. 그러한 과정이 없는 일방적으로 교칙을 무시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습니다." (여고 교사 2)

학생들은 멋을 부리고자 함도 아니고 반항하기 위한 도구로 학교의 복장 규정을 바꿔달라는 것이 아니다. 단지 추위를 견디기 어렵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학생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고 학습환경과도 관계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을 한결같이 학생들은 단정한 교복차림이어야 한다는 원칙만을 가지고 학생들에게 강요만 해서 될 일인지 고민해야 한다.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현실에 맞는 규정을 만들어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끝> 

/청소년 기자 한현지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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