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학 행보가 심상치 않다.

최재호 회장이 지난 7일 고객들을 무학 본사로 초청했다. 그는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질문에도 성실하게 답했다. 행사가 시작되고 참석자가 질문을 시작하자 펜과 종이를 달라고 요청해 발언내용을 받아 적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고객이 최근 향토기업 무학이 외면받는 현실, '저도주' 혁신으로 성장한 무학이 정체된 데 대한 아쉬움을 털어놨을 때는 눈을 감았다.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로 말을 곱씹는 듯했다.

행사 초반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던 참석자들은 대화를 마친 후 최 회장이 손을 내밀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고 웃음으로 답했다.

이뿐만 아니다. 무학은 고객과 대화 자리에서 '마산의 자존심'을 강조하며 하이트진로 마산공장 인수 의지를 밝혔다. 같은 날 사회공익활동 투자 목적으로 36억 6000만 원 상당 주식을 처분하기도 했다. 지난 18일부터는 창원1공장 가동을 멈췄다. 제품 안전성을 높이고자 세병기(소주병을 씻는 기계)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고객과 소통, 지역기업으로서 역할, 사회공헌, 안전한 제품을 위한 점검 등 기업으로서 모범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타이밍이다. 정점을 찍었을 때 무학은 부산으로, 서울로 뻗어나가느라 지역을 돌보지 못했다. 최 회장 역시 고객들 앞에 정성이 부족했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김해수.jpg

"초심을 되찾겠다"는 그의 마음이 무학을 사랑하는, 사랑했던 고객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기를 바라며 유행가 가사를 적어본다.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있을 때 잘해 흔들리지 말고/(중략)/이번이 마지막 마지막 기회야.'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