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정상화 노사확약서 제출

STX조선해양 노사가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요구한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사확약서'를 제출함에 따라 RG(선수금환급보증) 발급 가능성이 커졌다. RG가 발급되면 STX조선해양은 옵션 계약을 포함한 최대 11척의 수주 선박을 정상적으로 건조할 수 있게 된다.

지난 17일 오전 STX조선해양 사측과 금속노조 STX조선해양지회(이하 STX조선 노조)가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사확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산업은행은 지난 15일 RG 발급을 촉구하는 STX조선 노조와 만난 자리에서 RG 발급 조건으로 노사확약서 제시를 요구했었다.

당시 산업은행은 고정비 30% 추가 절감을 위해 인력 감축, 임금 동결 등 인건비 절감을 포함한 유·무급 휴직 기간 확대 등을 노사확약서에 담고, 더불어 쟁의행위 금지, 이후 산업은행 요구를 적극 수용할 것 등을 함께 담으라고 요구했다.

이에 STX조선 노조는 이런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했지만 산업은행이 인위적인 인력 감축 요구는 제외하면서 노사확약서 제출에 동의했다. 산업은행으로서는 기존 강경한 태도에서 한발 물러선 셈이다.

하지만, 고정비 30% 추가 절감이라는 난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감축)은 없겠지만 인력 감축 효과와 비슷한 무급 휴직 확대 혹은 희망퇴직 등 조치를 노사 협의로 시행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날 노사확약서 제출을 두고 STX조선 사측 관계자는 "큰 고비는 넘겼지만 주채권은행의 고정비 30% 감축이라는 요구는 그대로 남아 있다. 앞으로 험난한 과정이 되겠지만 그간 지역사회가 보내준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바탕으로 노사가 협력해 하루빨리 회사를 정상화하도록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RG는 산업은행 내부 심의를 거쳐 발급 기한 마지막 날인 23일 전에 발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STX조선은 국내 선사인 삼봉해운·우림해운으로부터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각각 2척, 4척 등 6척, 지난 7월 그리스 오션골드와 계약한 50K 석유운반선 4척(옵션 2척 포함), 지난 9월 말 그리스 판테온사와 계약한 50K 석유운반선 4척(추가 옵션 계약 2척 제외) 등 올해 모두 14척을 수주했다. 그리스 판테온사 추가 옵션 계약 2척을 포함하면 올해 모두 16척을 수주한 셈이었다. 이 중 4척만 RG 발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졌고, 발급 마감일이 다소 남은 우림해운 1척을 제외한 나머지가 오는 23·24일 각각 RG 발급 마감일이었다. 이 기간 안에 RG 발급이 되지 않으면 옵션 포함 최대 11척의 선박 건조 계약을 취소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뻔했다. 

*선수금환급보증(refund guarantee)

선주사가 선박 건조를 발주할 때 조선업체에 선수금을 주는데 조선업체의 파산 등 문제로 선박을 인도받을 수 없게 되었을 때 은행이 선수금을 대신 물어주겠다는 지급보증을 말한다. 선주사는 은행에서 RG가 발급되면 조선업체에 선수금을 지급하고, 조선업체는 이 돈으로 자재를 구매하는 등 선박 건조를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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