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원이면 학생들 한끼 걱정 끝
독립을 꿈꾸는 나이 20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거나 직장을 구해 집을 떠나는 시기다. 자취나 하숙을 하면서 자유로운 생활을 만끽하는 것도 잠시,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을 실감할 때가 많다. 그중 가장 심한 고생은 먹을 걸 제대로 못 먹는다는 서러움이다. 집에서 먹는 밥이 그리울 때 이곳에 가보라.
하숙집 아줌마이자 식당 주인 배경자(59)씨는 두 딸과 같이 식당을 운영한다. ‘화려한 싱글’큰 딸과 출가한 둘째 딸이 엄마를 돕고 있다. 따로 종업원을 두지 않으니 인건비도 줄이고, 늘 같이 생활하다 보니 친구처럼 잘 지내 좋단다.
이곳에서는 메뉴를 선택하느라 고민할 필요가 없다. 메뉴는 단 하나, 정식밖에 없다. 하숙생들이 먹는 일반 가정음식을 그대로 내놓는다. 한여름엔 특별 메뉴로 삼계탕을 하지는 하지만.
콩자반.깻잎무침.멸치볶음.김치.상추와 맛된장.부침개 등 각종 밑반찬에 잡곡이 섞인 밥, 애호박과 해물로 푸짐한 된장찌개가 차려진 밥상이 푸짐하다.
이렇게 차려진 한 상이 2500원. 물론 학생들에 한해서다. ‘학생들이 무슨 돈이 있노’라는 인심 좋은 하숙집 아줌마가 처음 장사 시작할 때 그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
단골 손님 중에는 학생뿐 아니라 대학교수나 일반인들도 꽤 있는데, 이들에게는 국이나 밑반찬을 더 내놓고 ‘웃돈’을 얹어 4000원을 받는다. 거기다 밥 먹고 나면 금방 뽑아내 향기가 좋은 원두커피 한잔까지 곁들여준다. 물론 학생들도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다만 셀프라는 게 차이라면 차이.
정식 식단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건 국거리다. 그때그때 밑반찬을 만들 듯, 국거리도 집에서 흔히 먹는 콩나물국.미역국 등 간단한 것부터 가끔 해물탕.닭도리탕 등 특별식을 내놓기도 한다. 그래도 학생들은 국보다는 푸짐한 찌개류를 더 좋아하는 편이다. 혼자 밥 먹으러 오는 경우가 드물고, 서넛이 짝을 찌어 오기 때문에 얼큰하고 푸짐한 찌개를 내놓으면 같이 숟가락 푹푹 담아 퍼먹는 게 제 맛이라는 설명.
식단에서 빠지지 않고 내놓게 있는데 생김치와 전이다. 젊은 사람들의 취향에 맞춰 늘 새로 담가 숨이 살아있는 생김치, 식단이 다 차려지기 전에 잠시 허기진 배를 달래주는‘에피타이저(전)’, 생각만 해도‘학창시절’로 돌아가고싶다. (055)245-55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