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속 전문가 탈 쓴 가짜 정보 많아
주변 '전문가' 공개강좌 직접 접해 보길

얼마 전 배우 김주혁 사망 초기에 "심근경색이 의심된다"는 말이 나돌자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심장마비가 오면 기침을 하라'는 정보가 퍼졌다. 작성자가 서울아산병원으로 돼 있는 이 파일은 혼자 있다가 심장마비 전조증상이 나타날 때 강하게 기침하면 혈액순환이 이뤄져 병원까지 갈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그럴듯한 내용으로 돼 있다. 하지만 서울아산병원은 이러한 자료를 제공한 적이 없으며 근거가 없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아동학대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인터넷 카페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안아키)'의 자연 치유법은 "효과 있다"는 일부 의견도 있지만, 치료시기를 놓쳐 질병이 악화해 후회하는 부모도 많다. 안아키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인터넷의 발달로 각종 정보가 넘쳐난다. 너무나 많은 정보의 바다에서 사람들은 길을 잃기 십상이다. '전문가'의 탈을 쓴 가짜 정보가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셋째 주, 지역 여러 병원에서 시민건강강좌가 잇달아 열렸다. 삼성창원병원이 외과·성형외과·혈액종양내과·방사선종양학과·재활의학과 교수가 직접 나서 유방암의 모든 것을 강의하는 '핑크리본 캠페인 유방건강강좌'를 개최했다. 한마음창원병원도 '2017년 제18회 간의 날 기념 간질환 공개강좌'를 열었다. 내과와 영상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간질환의 이모저모에 대해 강의했다. 창원보건소와 창원파티마병원도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8일까지 돌연사, 심폐소생술, 치매 등을 주제로 매주 시민 건강 아카데미를 열었다. 경상대병원은 매월 둘째·넷째주 수·목요일 상설건강교실을 운영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도 월 1회 시민건강교육을 진행한다.

이처럼 조금만 눈을 돌리면 우리 주위에는 '전문가'에게 직접 정확한 정보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진료실에서는 몇 마디 나누기 힘든 전문가를 강당에서 만나 궁금한 사항을 얼마든지 물을 수 있다. 지난 9일 경상대병원에서 열린 '암환자의 치아관리' 강좌에서는 암환자가 아닌 일반인들도 참석해 "소금으로 양치하는 것이 좋은가" "아침에 참기름과 같은 기름으로 20분간 가글하는 게 만병통치약이라는데 어떤가" 등을 물었다. 대학병원 진료실에서는 쉽게 할 수 없는 질문이었지만, 담당 교수는 하나하나 친절히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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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시민건강강좌에 참석해보면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 대부분 행사 참석자가 생각보다 적다는 것이다. 병원 측이 강좌를 마련하는 것은 지역 공헌 활동의 일환이다. 진료실에서는 5분도 마주보기 힘든 여러 전문의가 일종의 재능기부로 1시간가량 시민들 앞에 선다. 물론 인터넷 정보 검색도 유용한 점이 많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에 가짜 정보에 현혹돼 건강을 더 해치기보다는 전문가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건강에 관심이 많다면 주위를 둘러보자. 궁금한 것은 전문가에게 직접 물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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