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100억 편성, 한국당 의원 행감서 '방침 변화'질타…문재인 정부 딴죽걸기?

문재인 대통령 경남 공약사항 중 하나인 새 마산야구장 신축에 필요한 도비 지원을 두고 경남도의회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경남도 산하 기관이자 도민프로축구단인 경남FC의 K-리그 클래식 승격에 따른 지원 예산보다 창원시만 연고로 하는 데다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프로야구단에 혜택을 주는 야구장 건설 지원 비용이 많은 점은 문제라는 인식이다. 도는 지난 10일 2018년도 당초 예산안에 새 마산야구장 건립비 100억 원을 편성해 도의회에 심의·의결을 요청했다.

13일 도의회 문화복지위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이 예산 편성 부적절성을 따지는 의원들 질의가 잇따랐다.

최진덕(자유한국당·진주2) 의원은 "도는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새 마산야구장 건설은 김두관 전 지사가 진행한 '모자이크 프로젝트 사업' 중 하나로 홍 전 지사 취임 이후 해당 사업이 완전히 폐기된 데다 17개 시·군과 형평성 등 문제로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태도에 변함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한데 두 달 만에 기조를 뒤집고 도비 1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한 건 앞뒤 말이 맞지 않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534275_407765_5912.jpg
▲ 창원시 마산종합운동장 주차장과 새 마산야구장 건설현장. /김구연 기자

최 의원은 "반면 도민구단인 경남FC 예산은 처음 70억 원을 책정했다가 의원들이 야구장 건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자 90억 원으로 올렸다"면서 "도민 구단에 70억 원을 지원하는 게 맞나,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야구단과 창원시민 좋아하라고 혈세 100억 원을 지원하는 게 맞느냐"고 따졌다.

조선제(자유한국당·거창2) 의원도 "시·군에서 체육관을 짓는 데 도비 지원 사례가 없다"며 "이는 도가 세운 예산 편성 기준과도 안 맞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올림픽 메달리스트도 배출한 고장인 밀양에 배드민턴 전용 구장을 짓는 데도 도비를 지원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시·군이 체육 발전에 필요한 시설을 짓고자 도에 예산 지원을 요청하면 다 해줄텐가"라고 따졌다.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야구장은 애초 창원시 650억, 국비 290억, 도비 200억, NC다이노스 100억 원을 부담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홍준표 전 지사와 안상수 창원시장의 갈등으로 도비 200억 원 지원 길이 막혀 있었다. 광역시를 추진하는 창원시와는 공동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한 홍 전 지사 공언에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에 지난 4월 후보 시절 마산 오동동 문화광장 유세에서 "새 마산야구장 도비 지원을 책임지고 해 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한경호 도지사 권한대행은 문재인 정부 인사에 따라 지난 8월부터 도정을 맡게 됐다. 한 대행에게는 정부 정책 기조를 따를 책무가 있다. 이 점에서 이번 문제 제기가 한국당 도의원들의 문재인 정부에 딴죽걸기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비단 창원시민뿐만 아니라 도민 전체가 함께 건강과 여가 생활을 누리는 데 꼭 필요한 야구장으로 여기고 있다. 이 점을 고려해 예산을 편성했다"고 답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