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홍은혜·손원일 이야기, 1년간 짜임새 다듬어 무대로
협업 성과-장면 연속성 부족…보완 거쳐 전국 순회공연

창원시립예술단 창작 뮤지컬이 '무난한 항해'를 시작했다.

지난 10일 오후 7시 30분 창원 성산아트홀 대극장에서 <바다의 노래> 공연이 열렸다. 지난해 11월 11일 시사회 이후 1년을 다듬었다.

한국 최초 해군가 '바다로 가자'를 작곡한 마산 출신 고 홍은혜(1917~2017) 씨와 초대 해군 참모 총장 고 손원일(1910~1980) 제독 이야기가 큰 줄기다.

창원시립예술단 첫 창작 뮤지컬이기에 공을 들인 모습이 역력했다.

소프라노 박유리(홍은혜 역)와 바리톤 한규원(손원일 역)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창원시립교향악단·창원시립합창단·창원시립무용단·창원시립소년소녀합창단 또한 묵묵히 제 몫을 해냈다.

창원시립예술단 첫 창작 뮤지컬 <바다의 노래> 한 장면. /창원시립예술단

노현식 창원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이 안무와 예술감독을 맡아 작품 맵시를 내고 고르게 손질했다.

김숙영 성신여대 교수가 대본과 연출을 맡은 작품은 총 3막 12장으로 구성됐다. 각 장에 등장하는 곡은 창원 출신 작곡가 김성재가 썼는데, 튀지 않고 작품 전반에 잘 녹아들었다.

작품은 3막에서 해군가 '바다의 노래' 탄생에 얽힌 이야기를 가장 도드라지게 풀어냈다. 1·2막에서는 비교적 두 중심인물의 만남·해방·해군 창설 과정을 빠르게 풀어냈다. 그만큼 장면의 연속성이 아쉽고, 충분한 설명이 뒤따르지 못했다.

작품 중요 배경으로 마산·진해가 등장하고, 곡 '고향의 봄'이 쓰이는 등 지역 이야기를 고루 담겠다는 의도는 충분히 돋보였다. 지역 출신 인물이 주인공이라는 점도 특별했다.

<바다의 노래> 한 장면. /창원시립예술단

지역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대중성 또한 놓치지 않았다. 홍은혜 고향 친구 이말순 역을 맡은 배우 김민영은 자칫 지루했을 공연에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웃음을 자아내는 유쾌한 배역이 무게 중심을 잡았다. 실제 공연이 끝나고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창원시립무용단이 춤을 선보이는 장면과 더불어 합창 장면에 율동이 들어가며 오페라 색채를 벗고 뮤지컬이라는 점을 제대로 강조했다.

미군정청 해사국장 카스튼 복장이나 해군 세일러복 등 시대적 복식 고증 또한 빼어났다.

다만, 세심하지 못한 무대 연출은 아쉬웠다. 2막 마지막 장면에서 합창이 끝나고 단체 사진을 찍는 장면이 나오는데, 카메라 효과음이 디지털 카메라에 가까운 소리였다. 시대적 배경과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장면 변화 과정에서 막이 닫혔다 다시 열리기 전에 한 차례 무대 소음이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잔 실수도 있었다.

<바다의 노래> 한 장면. /창원시립예술단

진해·마산이라는 배경은 무대 뒤편에 연출된 영상으로 풀어냈다. 실제 마산만과 진해 벚꽃 풍경을 담은 영상으로 배경을 설명했다면 더욱 돋보였을 듯했다. 무대 구성에 쓰인 소품도 다소 부족한 인상이었다.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기에 세심한 연출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