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군현 의원을 생각하면 통영 국지도 67호선이 생각난다. 뻥 뚫린 도로, 그가 만든 도로였다. 소년노동자에서 여당 사무총장, 예산결산위원장까지, 2012년 총선 당시 뇌출혈로 쓰러진 이력, 지난해 통영·고성에서는 무투표 당선됐다.

그는 '다스는 누구 건가요'로 희화화된 정치지도자의 측근이다. 2013년 이명박 전 대통령과 통영에서 마주앉아 충무김밥을 먹는 사이, 창밖에서 본 MB와 그는 웃음기 없이 밥을 먹었고 둘 다 충무김밥을 반이나 남겼다.

2013년 예산결산위원장이 된 것이 전성기였다. 하지만, 통영에서 출판기념회를 열면서 비난을 받았다. 뇌출혈 극복 등 사연을 적은 간증집 출판이었는데, 지지자들이 모금함에 돈을 넣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서울에서도 출판기념회를 했고, 결국 예결위원장 사퇴압박까지 받았다. 박근혜 탄핵 정국과 대선 시절, 바른정당으로 갔다가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하며 '이합집산'이란 말을 들었다. 지난 6월 그의 통영 사무실 등이 압수수색 당했고, 지난 3일 서울남부지법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 형과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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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을 마치고 나온 그는 "쭉 관행적으로 지금까지 해왔던 거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총선 공천을 앞두고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과 미국 유학 시절 같은 학교 같은 아파트에서 산 것과 아들을 공짜로 키워준 사람이 이한구 위원장 사모님"이라고 말했다. 이한구 위원장 때문에 공천 탈락하지 않는다는 말로 들렸는데, 그는 공천이 됐다.

당시 당선된 이 의원을 두고 나는 '힘센 4선 지켜보자'고 취재노트를 썼다. 지켜봤더니 1심에서 당선무효형이란 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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