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최재호 무학그룹 회장이 하이트진로 마산공장을 인수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마산의 자존심까지 들먹이면서 하이트진로 마산공장의 인수를 원하는 이유는 주류기업으로서 제품다변화가 가장 클 것이다. 하지만, 무학그룹의 이런 행보는 지역사회에서 부는 무학에 대한 부정적인 분위기를 불식하기 위한 행위의 일환이라는 지적도 있다.

먼저 지역사회가 향토기업을 아끼면서 성장하기를 기대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이다. 한 업종에서 지역 향토기업이 전국 경쟁력을 가지며 성장하는 걸 두고 발목을 잡을 수는 없다. 하지만, 기업이 성장하면서 경영합리화와 시장경쟁을 이유로 지역 고유의 정서를 벗어나려 한다면 기업을 그동안 가장 가까이서 봐왔던 지역민의 상실감 역시 커질 우려가 있다. 즉, 지역민으로서는 스스로 열심히 후원하고 지지한 결과가 자신들을 배신하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 있다. 이런 지역여론을 두고 마치 어린아이의 칭얼거림으로 평가절하해서는 곤란하다. 오히려 기업이 해온 결정과 행위들이 과연 얼마나 적절하고 적당하였는지를 반문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무얼이라는 식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여론 변화의 이유와 원인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지난 7월 무학 창원2공장에서 부적합한 지하수 사용문제에 대한 논란을 두고 그동안 제품생산에 사용하지 않았다는 무학 주장만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즉, 생산과 관련하여 지역 환경단체의 지속적인 감시가 가능한 모니터링 제도가 이제는 무학 내부에서 실제 만들어져야 한다.

이제는 말로만 하는 서비스가 더는 필요하지 않다. 오히려 이런 말보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실제 옮길 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 소비자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개연성이 많은 주류기업은 시민을 상대로 한 부가적 서비스를 먼저 고민하는 게 당연하다. 즉, 기업이 돈을 많이 벌었으니 지역사회에 환원하라는 정도가 아니라 지역소비자의 불만과 개선요청부터 먼저 겸허하게 들을 줄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선 일회적인 행사가 아니라 오히려 소비자 불만을 개선할 수 있는 제도부터 기업 스스로 정비해야 한다. 즉, 영업만이 능사가 아니라 생산제품의 질적 개선과 더불어 소비자와 스킨십부터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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