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 만취해 사고…도의원, 공금횡령 혐의 수사도
조폭 사주설 이어 말썽 연속, 시민단체 "정신 못차려"

거제시의회 김대봉(더불어민주당, 아주·장승포·능포동) 의원의 음주운전 사고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시의원 등 지역 정치인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거제경찰서는 만취한 상태에서 운전하다 접촉사고를 낸 혐의로 김 의원을 불구속 입건한 상태다.

김 의원은 지난 10월 13일 오후 10시께 거제시 고현동에서 술자리를 하고 귀가하다 서문삼거리에 신호대기 중이던 차량 뒷부분을 추돌하는 접촉사고를 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김 의원이 술을 마신 것으로 보고 음주 여부를 측정했고,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0.12%로 나왔다.

경찰은 상대 차량의 피해 정도를 확인해 조만간 처벌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또 김 의원은 민주당 거제시당에 징계를 자청해 현재 징계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뭐라 할 말이 없다. 너무나 무겁게 반성하고 있고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고 이후 마음을 다잡고 근신하며 지내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최근 거제 정가에서는 불미스러운 일이 잇따르면서 시의원 등 지역 정치인을 바라보는 시민 눈총은 싸늘하다.

지난 9월 말에는 '정적 제거 조폭 사주건' 등에 한기수(노동당, 아주·장승포·능포동) 거제시의회 부의장과 변광용 민주당 거제시당협위원장, 김해연 전 도의원 등이 연루되면서 거제 지역이 충격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들은 당시 룸살롱과 일식집 등에서 조폭출신 장명호 씨 등으로부터 100만 원 이상의 금품을 받았다가 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건에 대한 검찰 수사는 현재 진행 중이다.

123.jpg

또 8일에는 황종명(자유한국당·거제) 도의원이 경찰로부터 자택과 대주주로 있는 조선기자재 업체 사무실 압수수색을 받았다. 황 의원은 회사 공금을 빼돌린 혐의와 부동산을 매입하면서 타인 명의를 빌려 등기하면서 부동산실명제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황 의원은 시의회 의장을 거쳐 도의원에 당선됐는데, 내년 지방선거 거제시장 자유한국당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거제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얼마 전에도 모 시의원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됐고, 최근에는 식사 자리에서 시의원들 사이에 승강이가 있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며 "조폭 폭로 건으로 거제지역이 전국적으로 망신을 당했는데 지역 정치인들이 아직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에 대한 여론도 점차 싸늘해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거제지역 한 정치인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갑자기 여당이 되고 또 대통령 고향이라는 프리미엄이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거제 지역 민주당 인사들이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다"며 "실력을 키우고, 도덕적인 부분에서도 스스로 다잡아야 하지만 전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중앙당이나 정부에서는 적폐 청산을 부르짖는데 스스로 적폐가 되는 모양새"라고 꼬집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