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 이전 등교 비율 45% 인권침해·학습 능력 저하…도교육청 수능 이후 추진

경남지역 고등학생 10명 중 5명(47.01%)은 하루 6시간도 자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경남도교육청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중·고교 등교시간을 8시 30분 이후로 늦추고 학생인권 조례 제정을 포함한 인권친화적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학생의 날을 하루 앞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인권 침해 사례가 근절되지 않는 현실에서 우선 조기등교로 말미암은 폐단부터 줄여 가겠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8시 이전에 등교하는 학교 비율이 고교 1·2학년은 43.75%, 3학년은 47%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들 학교는 8시 30분(일부 8시 40분) 1교시 수업을 시작해 오후 5시 전후에 마치고, 방과 후 수업(8교시)까지 하고 나면 6시 전후 마친다.

야간자율학습을 하는 고교 1·2학년 학생은 밤 9시, 3학년은 밤 10시가 돼서야 학교를 벗어난다. 하루 13~14시간을 학교에 머무는 셈이다. 등하교 준비·이동 시간 등을 고려하면 하루 6시간 이상 수면은 '사치'가 되는 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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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전부터 학력 향상을 위한 중·고교 조기 등교, 0교시 문제에 대해 경쟁 위주 교육 풍조를 부채질하고, 성장기 청소년들의 건강과 학습 능력을 떨어뜨리는 비교육적인 처사라는 지적이 일었다.

앞서 서울·경기·강원·충남교육청이 9시 등교를 권장했으며, 경기도는 98.8% 이행률을 보이고 있다. 등교 시간을 8시 30분으로 권장한 광주·인천·전북 등 지역에서도 96%, 99,7% 등 높은 이행률을 기록했다.

도교육청은 수능 이후 도내 전 중·고교 등교시간을 8시 30분 이후로 조정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경남교육연대 설문조사에서 학생 84.8%, 학부모 87.7%, 교사 53.6%가 8시 30분 이후 등교를 희망한다는 결과를 추진 근거로 제시했다. 지난 11일부터 24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에는 창원·김해지역 학생·학부모·교사 4826명이 응답했다.

교육청은 1개월간 등교 시간을 조정해 시범 운영한 이후 12월 말 공론화·만족도 조사를 벌여 문제점을 보완한 후 내년 3월 전면 시행할 계획이다. 또 교육청은 11월에 현장 교사와 인권 관련 전문가를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인권친화적인 교육환경 조성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박 교육감은 '학생 인권 조례 제정'도 약속했다. 도교육청과 업무 협약을 체결한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사항을 준수하는 가운데 민간인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학생인권위원회를 구성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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