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나는 오늘 하루 상대방의 얼굴을 보고 제대로 된 인사를 몇 번이나 했을까? 학생들은 등하굣길, 학교 안팎에서 하루에 몇 번이나 상대방 눈을 마주 보며 인사를 할까?

인성교육의 시작은 올바른 인사서 비롯된다. 두 장면을 보고 뜬금없이 인사 이야기를 꺼낸다.

양산 화제초등학교 1학년 수업을 취재하는 과정이었다. '석류'라는 단어를 익히고자 마을 석류나무를 찾아 나선 아이들은 굽이굽이 돌며 만나는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안녕하세요?"하고 먼저 인사를 건넸다.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어르신들은 미소와 함께 덕담을 건넸다.

딸아이를 데리러 학원을 찾았을 때다. 초등학교 1~2학년쯤으로 돼 보이는 아들과 나란히 앉아 학원 입학 상담을 하던 학부모는 "인성교육도 한다기에 여길 왔어요. 다른 건 몰라도 인사만 잘하게 해주세요"라고 당부하고 있었다. '인성 교육 학원'이 생겨도 이상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인사를 잘하고 못하는 차이는 뭘까? 떠올려보면 아이들 표정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수업이 신나고 즐겁다"고 말하는 화제초 1학년 아이들은 '오·우·이·예' 같은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학원 의자에 앉아 있던 아이는 '음'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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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석류나무를 찾아 나선 아이 중에는 크레파스와 색연필을 재빠르게 챙기는 아이가 있지만, 꼼꼼하고 더딘 아이도 있다. 모두 신을 신으러 교실을 떠나고 두 아이만 남았다. 이미 가방을 멘 한 아이가 건네는 말은 "내가 기다려줄게"다. 학교에서는 모두가 선생님이었다.

아이들이 행복하면 일어나는 일 중 첫 번째는 인사부터가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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