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사이 50배가량 증가 겨울철새 정착에 걸림돌…시, 관리예산 3억 원 고려

지난달 30일 창원시 동읍 주남저수지에는 큰고니 30여 마리가 월동을 준비하러 날아왔다. 하지만, 연군락지와 어로작업으로 정착하지 못하고 우포 방향으로 이동했다.

내년부터는 주남저수지에서 서식처를 찾지 못해 다른 곳으로 떠나는 겨울철새 모습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창원시가 환경단체의 주장대로 내년 주남저수지 관리 예산을 증액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는 주남저수지 연군락 제거 대책과 함께 창원시가 연군락 관리를 위한 예산 증액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은 31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창원시는 주남저수지 연군락 제거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했다.

이수동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가 제시한 자료를 보면, 주남저수지 연군락은 2009년 1.4%, 2011년 7.4%, 2013년 12.5%, 2014년 18.0%, 2015년 여름 23.5%, 2015년 가을 30.6%, 2017년 60.2%로 증가했다.

▲ 창원시 의창구 동읍 주남저수지 31일 오후 모습이다. 서서히 추워지는 날씨에 시들고 말라버린 연들이 저수지 물위를 가득 메우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주남저수지 주변 저수지에서도 연 군락 확산 추세가 빠르다. 산남저수지는 2014년 7.8%, 2015년 여름 10.7%와 가을 13.6%, 2017년 37.6%로 증가했고, 동판저수지는 2014년 0.5%, 2015년 가을 0.7%에서 2017년 6.2%로 증가했다. 확산 속도를 볼 때 주남 60%, 동판 91%, 산남 66.8%가 연군락으로 변할 수 있다.

환경단체는 "주남저수지에 벌써 겨울 철새 9500여 마리가 찾아왔지만 연군락 때문에 재두루미, 큰고니 등 큰 새들이 앉거나 쉴 자리가 없을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며 "창원시가 내년 연군락 관리 예산을 증액해 대응해달라"고 말했다.

창원시는 지난 2015년부터 해마다 2000만 원을 들여 밑바닥에 날카로운 와이어가 달린 배가 저수지 수면을 이동하면서 연줄기를 자르는 방식으로 연군락 관리를 해왔다. 하지만 연군락 확산을 막지는 못했다.

이에 창원시는 관련 예산을 증액하기로 했다. 시는 내년 연군락 관리 예산을 기존 두 배인 4000만 원으로 반영했다. 여기에 31일 오전 간부회의를 통해 안상수 창원시장은 "추경을 통해 예산 3억 원을 확보한 뒤 연군락 전문 제거업체를 선정해 내년부터 주남저수지 연군락을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창원시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주남저수지 연군락 제거 작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영호 창원시 환경녹지국장은 "매년 2000만 원을 투입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에 공감하고 예산을 확대했다. 여기에 연군락 제거를 더 쉽게 하고자 전문 제거업체를 선정해 철새 서식처 확보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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