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선행학습

같은 반 친구 엄마가 고등학교까지 선행학습한 친구 얘기를 했다더군.

자기 아이는 중학교 과정까지 했는데 좌절감을 느꼈다고.

좌절감이라.

 

"예지, 선행학습 하는 거 있어?"

"선행학습?"

"지금 4학년 2학기니까 5학년 과정을 배운다던가."

"아! 수학 5학년 1학기 시작했어."

 

좌절감보다 더한 게 뭐가 있나?

아내에게 그렇게 얘기했어.

 

"선행학습 시키는 부모 결정도 존중해.

선행학습 시키는 이유도 있고 안 시키는 이유도 있겠지.

그냥 교육은 늘 어려운 것 같아. 답이 정해진 것도 없고.

잘 관찰하고 고민하고 거들고 반성하고 후회하면서

아이와 어른이 같이 자라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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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수학시험

수학시험을 친 아이가 결과를 예고했더군.

 

"엄마, 두 개는 틀린 것 같고 세 개는 세모야."

 

며칠 뒤 시험결과를 확인하니 다섯 개 틀렸어.

세모는 무슨. 다 틀린 거지 뭐.

90점 넘게 받을 수 있었다며 엄청 아까워 했다는 얘기도 들었어.

 

"그냥 틀렸다고 하면 될 것을 세모라고 하기는. 무슨 자존심인지."

 

아내는 웃었지만 어쩐지 나는 이해가 됐어.

 

"예지, 수학 80점 넘게 받았다며? 확실히 아는 문제인데 틀렸지?"

"아! 진짜 아까웠어. 백퍼 아는 문제인데. 그런데 아는 거 틀린 지 어떻게 알았어?"

 

이 바닥이 다 그렇잖아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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