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인간 감성을 자극하는 감성 음료”

국내 시장조사기관 닐슨은 지난해 국내에서 소비된 커피가 250억 5000만 잔이라고 추산했다. 인구를 5000만 명으로 계산했을 때, 1인당 연 500잔가량이다. 하루 한 잔이 넘는다. 이처럼 엄청난 소비에는, 그만큼의 공급이 따른다. 2017년 9월 기준으로 경남의 카페 숫자는 5220개. 그 많다는 치킨집(3422곳), 편의점(3403곳)을 훌쩍 넘는다. 그야말로 커피공화국이다. 때문일까, 바리스타라는 직종에도 진지한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늘었다. 직업이 아니더라도 전문적으로 커피를 배우려는 이들 또한 많다. 커피의 인기가 고공행진을 하는 지금, 특이한 '커피연구가'의 소식을 접했다. 화학을 전공했고 부경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인 재직 중인 강동호(56) 교수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바리스타 학원, '강동호 커피연구소'을 운영하고 있었다. 연구나 강의에 전념할 대학 교수가 자신의 이름을 건 학원을 운영하는 것은 왜일까. 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진해로 향했다.

123.jpg
▲ 강동호 커피연구소 대표. / 이종현 기자

강동호 커피연구소는 진해 경화동에 있다. 진해 태생인 그가 2012년부터 운영해온 바리스타 양성 학원이다. 물론 일반 바리스타 학원들과는 상당히 다르다. 본업이 대학교수이다 보니 규모가 크지 않다. 그 스스로는 "일반 학원들이 학원 같은 형태라면, 우리 연구소는 과외와 비슷할 것"이라고 한다. 규모가 작고 본업이 아니기에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는 본업이 아니더라도 부족할 건 없다고 자부한다.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A)의 커피감별사 자격을 필두로 유럽바리스타 레벨 1·2, 창원 스페셜티 커피 협회(CSCA) 커피 바리스타 심사관 등의 경험과 실적이 그의 자신감을 뒷받침한다.

Q. 지금 '강동호 커피연구소'를 운영 중이신데. 여전히 대학교 강의도 나가시는 중이시죠?

"네. 덕분에 일정을 잡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매 학기마다 강의 일정이 바뀌면, 그 일정에 따라 커피연구소의 활동 방향도 바뀌니까요."

Q. 우선은 전공하고 있으신 분야에 대해서부터 여쭙는 게 순서일 거 같군요. 부경대학교 신소재공학과의 교수로 강단에 서 계신데, 어떤 분야죠?

"말 그대로 신소재, 새로운 소재에 대해 연구하는 분야의 학문입니다. 주료 산업용 재료를 다루는. 저는 그중 다공성물질 분야를 다루고 있고요. 아, 다공성물질이란 내부에 빈 공간을 갖는 물질입니다. 스폰지 같은 걸 떠올리시면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Q. 말만 들어도 상당히 어려울 거 같은 분야인데요. 원래 그쪽 전공이신가요?

"화학과 출신입니다. KAIST와 포항공대서 석·박사를 나왔고요. 이후로도 LG 화학 중앙연구소, 도쿄대학 연구 교수, 벤처기술전문기업연구소 연구소장, 부산시 신기술 개발분과위원, 산업기술평가원 평가위원 등을 역임했죠. 아시다시피 지금은 부경대학교 신소재공학 관련으로 강단에 서고 있습니다."

화학도와 커피의 만남

Q. 화학도와 커피의 만남, 썩 어울리는 조합은 아닌 거 같은데. 원래 커피를 즐기셨나요?

"마시는 거야 청년 시절부터 즐겨 마셨습니다. 직접 커피를 내리기 시작한 건 10년 정도 됐고요."

Q. 특별한 계기가 있습니까?

"역시 10년 정도 전일까요. TV 프로그램에서 커피 이야기를 하는 걸 봤습니다. 커피에 대해 화학적으로 설명을 하고 있더라고요. 방송을 보면서 처음에는 화학도가 커피에 대해 얘기하는 건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까 화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 커피 전문가가 커피 로스팅에 대해 화학적으로 접근하는 거였어요. 그걸 보고 '나라면 더 잘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고, 그때부터 직접 커피를 내리기 시작했죠."

123.jpg
▲ 강동호 교수의 커피 핸드드립. / 이종현 기자

Q. 커피와 화학…. 제가 문과라 그런지 퍼뜩 와닿지는 않는데요. 어떤 연관 점이 있을까요?

"커피의 맛을 내는 데는 기본적으로 원두의 품질이 절대적입니다. 그다음이 어떻게 로스팅을 하느냐, 어떻게 추출하느냐는 것이고요. 여기서 로스팅과 추출은 화학의 영역입니다. 원두를 볶는 정도나 추출할 때 물의 온도, 추출 시간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것 모두 화학적 변화죠. 로스팅의 경우 원두를 열로 가열해 원두에 있는 불포화지방산이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 산화하는 겁니다."

Q. 화학적 변화… 불포화지방산… 산소… 산화….

"하하, 좀 생소한가요? 정리하자면, 커피의 맛을 내는 데 필요한 요소들이 화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겁니다. 로스팅과 추출이라는 과정은 결국 먹을 수 있는, 유용한 성분을 빼내는 과정이죠. 사실 로스팅에는 대단히 뛰어난 기술이 필요한 건 아니에요. 통영 욕지도에선 할머니들이 후라이팬으로 볶곤 하시잖아요? 당연히 기술에 따른 차이는 있겠죠. 하지만 그게 완전히 새로운 맛을 창조하는 건 아닙니다. 원래 원두가 가지고 있는 맛을 어느 정도로 꺼낼 것인지, 그 정도를 정하는 수준이지 본연의 맛을 뛰어넘을 순 없는 거죠. 그래서 커피를 하는 데 중요한 건 그 사람의 기술적인 수준보다는, 원두에 대한 이해도가 더 중요합니다. 다음이 로스팅이고, 그다음이 추출이죠."

독학으로 시작한 커피

Q. 어렵사리 이해는 했습니다. 그런데 이론적 분야야 전문 분야이니 큰 어려움은 없으셨다지만, 커피와 관련된 지식이나 기술은 쉽사리 습득할 수는 없었을 거 같은데요.

"당연히 처음부터 전문적인 기술을 갖춘 건 아닙니다. 3년 정도는 책으로 독학을 했습니다. 커피와 관련된 논문을 많이 살피기도 했고요."

Q. 학원 등을 통해 배우시진 않았고요?

"일반적으로 커피를 하는 분들과 저는 방향이 다르다는 생각을 가졌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상업적으로 커피를 다루는 분들이고, 학문적인 관심으로 커피를 시작하는 거였으니… 조금 안 맞다고 생각했었어요. 3년 정도 독학으로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뒤, 혼자서는 어려운 부분이나 자격증 등을 위해 학원에 다니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어지간한 자격증은 다 있는 상태죠."

Q. 강동호 커피연구소, 일단은 바리스타 학원이죠?

"학원이 맞습니다. 진해에 정식으로 등록된 곳이기도 하죠. 물론 일반 학원들과는 다르겠지만 말입니다."

123.jpg
로스팅 기계와 강동호 교수. / 이종현 기자

Q. 일반 학원들과 다르다… 어떤 점이 다를까요?

"본업이 대학교수입니다. 학생들을 위해 강단에 서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이곳에 모든 시간을 쏟을 수가 없어요. 일정도 강의 시간 때는 비워둬야 하니까요. 덕분에 입소문을 통해, 소규모 인원에게만 교육이 이뤄집니다. 한두 명이라도 오면 제가 아는 걸 알려드리는 거죠."

Q. 하지만 그래서는 운영비를 수업료 등으로만 메꾸기는 어렵지 않나요? 수업료도 다른 학원에 비해 낮게 책정하신 것으로 아는데요.

"우선은 수업료가 있습니다만, 5년 정도 커피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저에게 배워서 카페를 창업한 분들이 꽤 많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원두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강단에 서는 일이 본업이고, 커피연구소는 제가 정말 좋아서 하는 일이라 수익성을 따지거나 하진 않습니다. 크게 하는 건 아니다 보니 부담이 크지 않은 것도 한몫할 테고요. 아, 물론 강단에 서는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아닙니다. 둘 다 정말로 좋아하는 일이에요. (웃음) 제겐 커피도 일종의 연구입니다. 그리고 커피연구소에 배우러 오는 분들과 함께 연구하는 거고요. 그래서 '커피연구소'입니다."

커피 자격증

Q. 수요와 공급이 늘어나면서 바리스타에 대해 관심 가지는 분들도 많아지고 있는데요. 커피와 관련된 자격증은 어떤 게 있나요?

"일반적으로 제일 많이 아는 게 바리스타 자격증입니다. 2급과 1급이 있어요. 2급을 딴 사람들 중 기술이 갖춰지면 1급을 따시고, 그다음으로 커피감별사 자격증입니다."

Q. 유독 커피 관련 자격증은 국내, 국제 등을 따지던데, 이유가 있나요?

"커피와 관련된 자격증은 다 민간 자격증이라 그렇습니다. 민간 자격증은 국가 자격증에 비해 권위를 나타내기 어렵죠. 그래서 사람들이 국제 자격증으로 눈을 돌리는 겁니다. 제가 자격증을 딴 미국 스페셜티 협회 같은 경우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협회다 보니, 커피와 관련된 일을 전문적으로 하려는 분들께는 유용하죠."

Q. 그런데, 커피를 하는 데 그런 자격증들이 정말로 필요한가요?

"이거는 대단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저는 자격증이 필요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냥 커피를 즐기시는 분이든, 커피와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이든 간에요. 물론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이야 이런 자격증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자격증의 유무가 실력을 판가름하는 건 아니거든요. 물론 '최소한의 수준'을 증명하는 수단은 되겠지만…."

스페셜티

Q. 스페셜티에 대한 얘기를 빼놓을 수 없을 거 같습니다. 카페에서 종종 스페셜티라는 단어를 보는데. 결론부터 묻자면, 스페셜티가 뭔가요?

"원두입니다. 높은 평가를 받은."

Q. 원두, 커피콩 맞죠?

"네. 조금 더 설명을 보태자면, 미국 스페셜티 협회에서 각 원두에 점수를 책정하는데, 거기서 100점 만점 중 80점 이상을 받는 원두를 스페셜티라고 부릅니다. 물론 80점이 넘는다고 해도 그 점수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죠. 중남미에서는 컵 오브 엑셀런스(COE)라고 해서, 따로 책정하는 게 있는데. 미국과 중남미의 두 개를 스페셜티로 취급합니다."

Q. 즉, 스페셜티라는 건 국제적으로 품질이 우수하다는 걸 인증받은 원두라는 거네요.

"맞습니다. 혹시 앞서 제가 커피의 맛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했는지 기억하시나요?"

Q. 원두라고 하셨죠. 로스팅이나 추출보다도.

"그렇습니다. 커피라는 건 결국 원두의 맛을 뛰어넘을 수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스페셜티가 주목받는 것이고요."

123.jpg
▲ 로스팅 기계와 강동호 교수. / 강동호 교수 제공

Q. 하지만 정작 카페에 가서 커피를 주문할 때 에스프레소나 카페라떼 같은 종류는 말하지만, 원두가 무엇인지는 점원도 알려주지 않고 손님도 묻지 않는데….

"그게 한국 커피 시장의 불편한 점입니다. 에스프레소든, 카페라떼든, 카푸치노든, 결국은 원두 본연의 맛에 물이나 우유를 첨가하는 거예요. 원두 본연의 맛이 가장 중요한 거죠. 하지만 대한민국의 카페는 대부분이 프랜차이즈 카페이고, 점원도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들보다는 아르바이트생이 대다수에요. 이런 설명을 하는 데 익숙지 않은 거죠. 커피를 파는 카페가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도 잘 모를 수밖에 없는 거고요."

Q. 그러면 카페에 가서 가장 먼저 봐야 할 건 그 카페의 원두가 스페셜티인지, 일까요?

"반드시 스페셜티가 옳다는 건 아닙니다. 맛이라는 건 결국 개개인의 취향이죠. 하지만 스페셜티는 엄격한 심사를 통해 상급품으로 인정받은 원두이니만큼 권해드리기 쉽죠. 가장 좋은 건 여러 원두의 맛을 보고, 자신에게 맞는 맛을 찾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커피는 하나의 문화

Q. 마침 커피 맛에 대해 얘기가 나왔으니 여쭙겠습니다. 기계로 하는 에스프레소와 손으로 하는 핸드드립. 종종 논쟁거리가 되곤 하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에스프레소와 핸드드립에 대한 호불호도 원두와 마찬가지입니다. 둘의 차이는 추출속도인데요. 에스프레소의 경우 기계의 높은 기압으로 단시간 내 커피를 뽑아내는 것이고 핸드드립의 경우 2분에서 2분 30초가량, 오로지 중력에 의해서만 커피를 내리는 겁니다. 핸드드립의 경우 추출방법에 변화를 줄 수 있으니 취향에 따라 조정하기가 쉽고 더 선호되기도 하죠. 하지만 중요한 건 마시는 사람이 무엇을 더 좋아하느냐가 중요한 것이고, 둘의 우열을 비교하는 건 크게 의미를 부여하진 않습니다. 개개인의 취향이죠."

Q. 그러고 보면 결국 핸드드립도 에스프레소처럼 커피의 원액인데, 거기에 우유를 넣거나 해서 카푸치노 같은 걸 만들 수도 있는 건가요?

"핸드드립으로도 라떼, 아메리카노, 더치 등 모두 가능합니다. 다만 핸드드립 커피의 경우 에스프레소보다 쓴맛이 덜해 맛을 내기 어려울 순 있습니다. 이건 커피의 주요 성분인 카페인 때문인데요. 카페인은 높은 기압과 높은 온도에서 더 많이 산화됩니다. 높은 기압으로 커피를 뽑아내는 에스프레소가 장시간에 걸쳐 내리는 핸드드립보다 더 진할 수밖에 없죠. 많은 사람들이 아는 카푸치노, 카페라떼의 기본은 쓴맛이 강한 에스프레소다 보니, 핸드드립으로는 그 맛을 그대로 구현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123.jpg
▲ 강동호 커피연구소의 활동용 차량. / 이종현 기자

Q. 음… 그럼 핸드드립은 우유 같은 걸 안 넣고 그냥 마시는 게 최선일까요?

"아뇨, 핸드드립 역시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우유 등을 넣어 드실 수 있습니다. 저는 커피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은 그 맛이나 향보다도,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왕이면 좋은 원두를 권하긴 해요. 그래도 커피를 즐기는 '문화'가 훨씬 중요하고, 가치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무엇이 좋다, 정답이다 하는 것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취향에 따라 즐기시는 게 커피를 즐기는 올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Q. 그럼 커피믹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커피믹스는 예외입니다. 물론 커피믹스의 영향력이나 그걸 좋아하는 분들을 무시하는 건 아니에요. 커피믹스를 즐기시는 분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커피'와 '커피믹스'는 별개의 것으로 분류하고 있어요. 커피믹스를 드시는 분들 대부분은 '커피'를 드시고 싶은 게 아니라, '단 음료'를 드시기 위해 드시는 거거든요. 물론 커피에도 설탕, 시럽을 넣어 커피믹스처럼 달게 만들 수도 있어요. 하지만 결국 그 기본은 '커피'인데 반해, 커피믹스는 '커피'보다 그 '단맛'이 중심이 되는 음료예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여태껏 설명해온 커피와는 분류 자체가 다른 거죠."

Q. 커피믹스는 커피보다 설탕이 주가 되기 때문에, 그래서 일반 커피와는 동일 선상에 둘 수 없다는 건가요?

"그렇죠. 그리고 아까 원두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말씀드렸는데요. 원두 역시 일반 식재료처럼 신선도가 중요합니다. 한 번 로스팅하면 2~3주 이내에 드셔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어요. 하지만 커피믹스의 원두는, 한 번 로스팅한 걸 다시 냉동시킨 거예요."

Q. 냉동 고기와 냉장고기 같은, 신선도의 차이로 생각해도 될까요?

"그것과는 조금 다른데요. 굳이 비교하자면 커피믹스는 이미 조리된 요리를 다시 냉동시켰다는 느낌입니다. 물론 위생 등의 문제가 없도록 잘 해놨다곤 하지만, 한 번 구운 삼겹살을 다시 냉동시켜 보관하는 거라고 볼 수 있죠. 커피를 전문적으로 하는 제 입장에선 커피믹스를 커피의 한 부류로 보기 어렵습니다."

언젠가는 100% 기부 카페 하고파

Q. 대화를 나누면서 정말 커피를 좋아하신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복지시설에 바리스타 교육을 하신 것으로 아는데, 이것도 '커피 문화 확산'의 일환이신가요?

"맞습니다. 진해 장애인복지관에서 바리스타 교육을 했었습니다. 지금은 대학 강의랑 시간이 겹쳐서 주 강사로는 못 하고,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외부 강사 같은 형태로 가서 지원해주곤 합니다. 공공기관의 경우 강사료를 높게 책정하진 못하다 보니 강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곤 하는데, 그럴 때면 커피연구소의 외부 활동용 차량으로 달려가곤 합니다."

Q. 커피연구소에서도 바리스타 교육 외 이런저런 모임을 진행한다고 들었는데요.

"정기적으로, 월 1회 정도 커피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바자회 모임 등도 준비하곤 하고요. 어찌 보면 동네 사랑방 같은 역할을 기대했고, 또 수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커피가 목적이 아니더라도 여러 사람이 모여서 이야기하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Q. 조금 뒤늦은 질문이지만, 커피를 시작할 때 주변에서 만류하시진 않았나요?

"엄청 욕 많이 들었어요. (웃음) '실컷 공부해서 커피를 왜 하느냐'는 말이 대표적이었죠. 하지만 그런 말에 흔들리진 않았습니다. 왜 하겠어요. 재밌어서, 좋아서 하는 거죠. 제가 낚시도 좋아하는데, 주변에선 낚시하는 걸로도 뭐라고 합니다. 골프나 치러 가자 하고. 그런데 골프는 커피나 낚시만큼 좋지가 않더라고요. 커피나 낚시는 뭐랄까, 설렘이 있어요. 앞으로도 그런 설렘이 있는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123.jpg
▲ 커피연구소 활동용 차량과 강동호 교수. / 이종현 기자

Q. 지금은 바쁘셔서 안 되겠지만, 언젠가는 직접 카페를 창업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하시나요?

"할 겁니다. 나름의 특색이라면, 100% 기부 카페를 해볼 생각입니다. 재료비, 인건비를 제외하고, 이윤 고려치 않고 모든 수익을 기부하는 카페요."

Q. 여러 가지 많이 알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인터뷰를 마치면서, 저희 피플파워 독자들께 하고프신 말씀 있으신가요?

"저는 커피가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감성 음료라고 생각합니다. '감성 커피'라는 단어가 괜히 나온 게 아니란 거죠. 저는 어찌 보면 참 딱딱한 분야에서 살아왔습니다. 화학과로 진학해 평생을 화학 기술 분야에서 지냈죠. 자연스레 그 환경이 제게 영향을 줬었어요. 긴장되고, 딱딱하고. 하지만 커피를 접하고 스스로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러니 다른 분들에게도 커피를 권하고 싶어요. 거기에 개인적임 욕심을 더하면, 좋은 원두의 제대로 된 커피를 즐기셨으면 합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