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5시 50분 창원 상남분수광장. 빠른 박자 음악에 맞춰 젊은이들이 무대에 올라 춤을 추고 있었다. 한 댄스 학원의 공연 리허설 자리였다. 촛불 1주년을 맞아 오후 6시에 연다고 했던 반전평화 행진을 여기서 하는 게 아니었나? 촛불 행사에 참석하려고 이곳을 찾았던 한 사람은 주최 측에 장소와 시간을 확인하는 전화를 했다. 장소와 시간은 틀리지 않았다. 약속 시간이 가까워지자 준비한 펼침막을 든 사람들이 도로 행진을 위해 줄지어 섰다. 창원광장을 향한 행진대는 음악 소리와 불빛이 가득한 빌딩을 지나며 반전 평화를 위한 구호를 외쳤다. 길 가던 사람들이 무슨 행사인지 잠깐씩 쳐다봤다.

도착한 창원광장에는 참석자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었다. 행사 전 광장에 꽂혀 있던 민주노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을 비난하는 팻말, 현수막은 보이지 않았다. 광장에서 아이들이 한가롭게 뛰어놀았다. 그렇게 촛불 1주년 집회는 시작됐다. 몇몇 참석자들에게 어떻게 촛불 1주년을 맞아 이곳을 찾게 됐느냐고 묻자, 모두 지난해부터 어김없이 이곳을 찾았다고 답했다. 이들은 오후 7시 본 행사가 시작된 후에도 2시간 가까이 광장을 더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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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6개 정당이 광장 무대에 올라 정치발언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국민의당, 민중당, 노동당. STX조선해양, KBS창원 노동자들이 자유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들의 공통된 발언은 문재인 정부에 적폐를 청산하는 과제를 제대로 이행해 달라는 것이었다.

작년 '박근혜 퇴진' 구호가 이제 '적폐 청산'으로 바뀌었다. 당면한 단일 과제에서 산재한 다방면의 과제로, 해결해야 할 일은 더 많아졌다. 열린 광장에서 그렇게 촛불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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