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회원3 재개발구역 철거민 "법이 우리를 버려"

대규모 아파트 건립을 위해 철거 중인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원동 재개발구역 강제철거현장은 고성과 욕설로 얼룩졌다.

27일 오전 회원3구역 재개발구역 내 1가구가 강제철거됐다. 현장에서는 주민들의 울분 섞인 욕설이 나왔고, 가정 내 물건을 빼내는 인부들은 묵묵히 발길을 돌렸다. 재개발구역 조합에서 고용한 덩치 큰 경호원들은 주민들과 대치한 채 강제철거 현장을 지켰다.

이번 강제철거는 법대로 재개발이 이뤄지면서 진행된 것이지만 가난한 도시인은 누구나 철거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켰다.

강제철거 현장에 있던 한 노인은 "법이 우리를 버린 거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무슨 이런 일이 다 있냐"며 서러운 목소리로 울부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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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원초교와 마산동중 아래쪽의 회원3지구 재개발지역./경남도민일보DB

행정집행관은 "현금청산자들 요구는 확실하다. 감정평가사에 의해 받은 감정가가 낮아 이사할 수 있는 집이 없어 현실적인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개 재개발 감정평가액은 아파트 조성으로 발생될 개발이익은 배제하기 때문에 공시지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형성된다. 때문에 시세만큼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최근 비상대책위원회와 조합이 협상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이견 조율이 쉽지 않아 강제철거는 또 예상된다.

행정집행관은 "앞으로도 계속 갈등이 이어질 텐데 예비책이 없는 분들이라 걱정"이라며 "무분별한 재개발 정책보다 도심재생을 통해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결국 법으로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국회에서 소수를 위한 법안이 나올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원3구역 재개발구역에는 40여 가구가 아직 떠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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