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5대 스포츠 제전으로 손꼽는 세계사격선수권대회가 창원에서 열리는 해다. 창원시는 내년을 '창원방문의 해'로 지정하고 장차 문화관광도시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야심찬 구상을 펼치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창원시내 곳곳으로 확대되고 있는 거리 조성사업과 경관조명사업, 시티투어버스 등은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이미 스카이워크, 무빙보트 등도 꽤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내년 2월경 진해해양공원에 국내 최장거리의 해상 집트랙 시설까지 개장되면 요즘 유행하는 놀이거리들은 어느 정도 구색을 맞추는 셈이다.

더구나 이들 대부분이 저예산 킬러 콘텐츠란 점은 괄목할 만하다. 안상수 시장이 문화관광산업 육성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며 SM타운, 조수미음악학교, 구겐하임아트센터 등 거창한 구상을 밝혔지만 대부분 공전하거나 불확실해진 반면 실속 있는 정책들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 볼거리, 놀거리 등의 시설이나 외양은 하나씩 갖춰지고 있지만 관광도시라 칭하기에는 허전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어디나 관광 다닐 때는 놀거리, 볼거리, 먹을거리와 함께 자고, 다니는 수단이 편하고 쾌적하게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다 이들은 모두 고객 서비스와 관련이 깊은 일들이다. 맛집이나 숙소가 청결하지 않거나 불친절하면 그것만으로 관광의 흥은 깨지게 마련이다. 역에서 내리자마자 호객 택시기사와 얼굴을 붉혀야 하거나, 거리 지도를 들고 다니며 도심 구석구석 다니려 버스를 탔다가 짐짝 취급을 당하면 발길을 돌리고 싶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창원방문의 해를 앞두고 택시와 버스 등 대중교통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 그럼에도 창원시의 대응은 여전히 미온적이다. 담당자들은 여력이 없다거나 대책을 강구하는 중이란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안상수 시장이 책임 있는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시장의 말 한마디에 도로포장을 새로 뜯어고치는 게 현실이라면 전시성 사업에만 힘을 쏟을 것이 아니라 오랜 민원을 해결하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현장을 파고드는 시정, 필요하다면 대중교통 당사자들과 합의를 끌어내는 행정지도자의 역량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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