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탓 거제 이수도 뱃길 통제, 관광객 590명 섬에서 하룻밤
주민, 숙박비 무료·식사 제공

거친 풍랑으로 거제 이수도에 발이 묶였던 관광객이 주민 배려와 돌봄으로 안전하게 하룻밤을 보내고 무사히 귀가했다.

지난 22일 일본을 통과하는 태풍 란의 간접영향으로 남해안 일대 선박과 해상교통편이 통제됐다. 이날 이수도에는 590명의 관광객이 들어와 있었다. 대부분 전날인 21일 들어와 숙박을 하고 이날 섬 밖으로 나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풍랑경보가 내려진 상황이라 배를 접안할 수 없을 정도로 바람과 파도가 거셌다. 관광객들은 오후에 파도가 잦아들 것으로 기대했지만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본의 아니게 관광객들은 섬에서 하루를 더 보내야만 했다. 이들은 기존에 묵었던 펜션과 민박집의 배려로 추가 숙박비 없이 하루를 더 지낼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식사였다. 관광객이 가져온 쌀과 음식물은 대부분 바닥이 났고 민박집 주인들도 여유가 없었다. 돈을 주고 구입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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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 이수도 모습./경남도민일보DB

이때 주민들이 다시 나섰다. 여유가 있는 다른 집에서 쌀과 반찬을 구해와 관광객에게 나누어주거나 식사를 대접하기도 했다. 관광객들은 넉넉하고 순박한 주민 인심 덕분에 하룻밤을 안전하게 보내고 23일 새벽 해경의 협조로 무사히 귀가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풍랑경보가 내려지면서 시청 당직실에도 민원전화가 쇄도했다. 이수도 이장과 협의를 했고 주민들이 잘 협조하면서 관광객들이 안전하고 편하게 귀가하게 됐다"며 "정말 주민들에게 감사드린다. 푸근한 인심까지 소문나면서 이수도가 섬 풍경은 물론 마음까지 아름다운 섬으로 거듭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수도는 거제시 장목면에 딸린 섬으로 시방리 해안에서 동쪽으로 600m 해상에 있다. 최근 행정안전부의 '찾아가고 싶은 섬'에 선정되면서 꾸준히 관광객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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