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5·6호기공론화위원회가 20일 건설공사 재개 권고안을 발표하자 서울에 올라와 건설 백지화를 주장하던 밀양주민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자리에 주저앉아 통곡하며 눈물을 흘렸다.

밀양주민과 신고리5·6호기백지화전국시민행동 회원 20여명은 이날 오전 9시께부터 공론조사 발표가 이뤄진 정부서울청사 앞에 모여 108배를 하며 건설 중단을 호소했다.

이후 숨을 죽이며 공론조사 결과를 기다리던 이들의 얼굴은 오전 10시 20분께 김지형 공론화위원장이 '건설 재개' 결과를 발표하자 "아"라는 외마디 탄식과 함께 모두 실망이 가득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밀양주민이라는 70대 할머니는 그대로 주저앉아 "후손들은 어떻게 하라고", "이런 세상이 다 있노", "이건 아니다"라고 외치면서 신발로 땅을 치며 울부짖었다.

시민단체 회원들도 각자 자리에 앉아 흐느꼈고, 일부는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신고리 원전 건설에 반대해온 밀양대책위 관계자는 "저희 밀양주민은 공론화 결과와 별개로 신고리 5·6호기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24일 정부 결정 포함해서 이후 모든 일정에서 일관되게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공론화 과정에서 밀양송전탑 주민, 부·울·경 주민 등 당사자의 요구는 반영되지 않았다"며 "서울과 경기 시민들이 참여단의 과반이었고, 당사자인 밀양주민은 아예 발언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고 반발했다.

신고리5·6호기백지화전국시민행동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종로구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신고리 건설 재개 반대 측 공식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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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 활동가들과 주민들이 신고리 5·6호기 공사 재개 소식이 전해지자 오열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연합뉴스 = 최평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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