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판암 지음
성장하는 아이 모습에서 세상 깨치는 70대 노교수

한판암 경남대 컴퓨터공학부 명예교수가 <초딩 손주와 우당탕탕>을 펴냈다. 손자 유진이와 보낸 시간을 옮긴 세 번째 책. '맑고 밝은 정신과 영혼의 더덜이 없는 생생한 증적'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한 교수는 캐나다에서 공부 중이던 아들 부부 사정으로 생후 한 달쯤부터 떠맡게 된 손자를 양육하는 모습을 담은 <8년의 숨가쁜 동행>과 <은발 할아버지의 손주 양육기>를 출간한 바 있다.

이번 책은 아이의 유치원 끝 무렵부터 초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사이에 썼던 73편의 에세이를 글을 쓴 날짜순으로 정리했다.

1부 '줄탁동시 철학의 터득', 2부 '새내기의 여름방학', 3부 '손주의 첫 시험', 4부 '올해의 마무리 등산', 5부 '봄마중', 6부 '손주가 주는 용돈'으로 나눠 아이의 소소한 일상을 담았다.

조르고 졸라 태권도장에 가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운동에 재능 없는 한 교수는 아이가 자신을 닮지 말고 활달한 성격으로 변화하기를 바란다. 집 인근 산을 함께 오르며 계절에 따른 자연의 변화를 아이와 이야기한다. 낙엽이, 나뭇가지가, 덤불이, 곤충과 애벌레가 아이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한다. 첫 시험 점수가 나오자 아이가 어느 부분이 취약한지 알고 싶어 문제지와 오답 내용을 확인하고 싶지만, '극성맞은 할애비'로 보일까봐 선생님께 보여 달라고 주문하는 것은 꿈도 못꾼다고 토로한다.

아이의 성장 과정을 통해 70대 노 교수는 새삼 세상을 깨친다. 저자는 경남대 교수로 재직하다 정년퇴임했다. 수필가로 데뷔해 <우연> <월영지의 숨결> <행복으로 초대> 등을 펴냈다. 331쪽, 해드림출판사, 1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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