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싱크탱크로서 경남 도정 자문에 응하고 발전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기관인 경남발전연구원(이하 경발연)이 쇄신의 시험대에 올랐다. 경발연이 그 위상에 맞게 올바로 서는 것은 경남발전과 도정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필수적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지난날 경발연은 도지사에 따라 그 기능과 역할이 들쭉날쭉했다. 제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웠다.

경발연이 쇄신할 기회를 맞게 된 것은 현 유성옥 원장이 국가정보원 재직시절 정치공작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과 무관치 않다. 유 원장은 전임 홍준표 도지사에 의해 임명된 인물이다. 임명 당시부터 홍준표 전 도지사의 고려대 동문인 점과 경발연의 특성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라는 논란이 있었고 실제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에 대한 비판도 있다. 홍준표 전 도지사는 채무 제로를 이유로 경발연의 연구 인력을 대폭 줄였고 이 때문에 경발연은 설립 목적에 맞는 경남의 싱크탱크로서 역할에도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문제점 때문에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은 지난 10일 간부회의에서 경발연을 향해 "도 싱크탱크로서 정책적 판단과 조언, 분석 기능이 미흡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한경호 도지사 권한대행은 연구원의 정책역량과 연구·조사 기능을 보완하고 필요하면 연구인력도 보강하는 등 경발연 활성화 방안을 수립도록 주문하기도 했다.

한경호 도지사 권한대행의 이 같은 주문은 경발연에 대한 조직 개편 의지와 함께 경발연이 경남도의 출자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으로 읽힌다. 제대로 본 것이고 그래야 경발연이 존재하는 이유를 도민들이 납득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도 있다. 경발연이 제 위상을 발휘하려면 정치적 상황에 따른 외풍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경호 도지사 권한대행의 본심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나 지금까지의 관례적인 행태들이 그런 의문을 품게 하기 때문이다. 홍준표 전 도지사는 인적쇄신을 강조하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하면서 오히려 기관을 위축시킨 전례도 있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쇄신을 하여 경발연이 경남의 싱크탱크로서 온전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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