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근절 약속에도 성행…승객들 "무섭고 불쾌하다"
시, 올해 단속 건수는 고작 2건, '인력·예산 부족'푸념만

창원시가 내년 '창원 방문의 해'를 앞두고 수차례 택시 호객행위를 근절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뿌리 뽑지 못하고 있다.

마산역 앞 택시승강장을 걸어가면 어김없이 호객행위가 벌어진다. 이 때문에 기차를 이용해 창원을 방문하는 사람에게 나쁜 인상을 심어줄 수도 있다.

지난 16일 오후 6시 15분께 KTX열차 도착 시각에 맞춰 마산역 앞 택시승강장 쪽으로 걸어갔다. 그러자 기사 2명이 다가와 호객행위를 했다. 어디 가는지, 택시 타지 않는지를 물었다. 마산역과 가까운 '석전동'을 말하니 차 막히는 시간이라며 큰 도로로 가서 택시를 잡으라고 했다.

지난달 4일 오후 3시께에도 한 택시 기사가 행선지를 물으며 접근했다. 진주로 갈 수 있느냐고 묻자 다른 기사에게 데려다줬다. 구체적인 행선지를 묻고서 '6만 원' 요금을 제시했다.

이날 택시승강장 코앞에 '택시 불법행위 집중 단속기간' 현수막이 걸려 있었으나 기사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대기하는 택시는 대부분 개인택시였다.

창원시 마산역 택시 승강장에서 한 기사가 차에서 내려 태울 손님을 찾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시민 김모(31) 씨는 "자꾸 따라붙으니 불쾌하다"고 말했고, 다른 한 시민은 "밤늦은 시간에는 40~60대 택시기사들이 우르르 앉아서 담배를 피우며 앉아 있는데 여성으로서 조금 무섭다"고 말했다.

현재는 호객행위 단속 알림 현수막마저 걸려 있지 않다. 창원시는 지난 2월과 7월 대대적인 택시 불법행위 단속을 알렸다. 그러나 지난 7월 1일부터 9월까지 석 달 동안 마산역 앞 택시 불법행위 단속 건수는 2건에 불과하다. 올해 통틀어서는 고작 3건이다. 계도활동은 수십 건에 이른다.

이에 대해 한 택시 기사는 "공무원들은 매번 단속하겠다, 민원이 많이 접수되고 있다고 하면서 대체 단속을 하지 않는 이유가 뭐냐"며 "마산역 앞에 조직처럼 대기하는 기사들은 한 번에 최하 2만 원 이상 요금을 받는데 우리처럼 한 사람 태워 3000원씩 받는 기사들은 죽을 판"이라고 푸념했다.

창원시 담당부서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단속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충도 털어놨다. 부서 인력은 3명뿐이다. 또 계속해서 암행단속을 하기 어려웠고 기사들 눈치도 빨랐다. 근본적으로는 택시기사 의식 전환도 필요하다.

창원시 담당부서 관계자는 "3명이 단속 활동을 위해 자리를 비우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그동안 시내버스 불편 접수원을 활용해서 단속을 해왔는데 계약 기간이 끝났고, 예산이 없어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 "택시 불법행위를 목격하면 차량 번호·업체 등을 교통정책과(055-223-4311)로 알려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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