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건설업자에게 금품 받은 정황…'거제시장 정적 제거 사주설'이어 파문

거제시청 현직 간부 공무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체포돼 수사를 받고 있다. 권민호 거제시장에겐 '거제시장 정적 제거 사주 녹취록' 파문에 이은 또 다른 악재다. 앞으로 검찰 수사의 칼끝이 어디까지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창원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정희도)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16일 오전 거제시 사무관 ㄱ(56) 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ㄱ 씨는 사업 편의 명목으로 아파트 건설업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수사관 4명을 보내 청사에 출근한 ㄱ 씨를 체포하고 1시간가량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거제시 아주동 ㄴ 아파트(764가구)와 인근 아파트(494가구) 관련 서류 일체를 압수했다.

검찰은 ㄱ 씨 개인 뇌물 혐의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권 시장 등 다른 공무원 연루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PYH2011022800010005200_P2.jpg
▲ 거제시청사./연합뉴스

창원지검 관계자는 "ㄱ 씨가 현재 돈을 받은 액수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지만, 받은 명목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액수는 1000만 원 이상"이라며 "횡령과 뇌물공여 혐의로 시행사 관계자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돼 수사가 다소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까지는 ㄱ 씨 개인 뇌물 혐의에 대해서만 조사하고 있다"며 "권민호 시장 등 다른 공무원 연루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므로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건은 '거제시장 정적 제거 사주' 건과 관련이 없다"며 "대검에 첩보가 입수돼 수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ㄱ 씨는 지난 2013년 ㄴ 아파트 분양 당시 담당계장으로 근무했다. 검찰은 ㄱ 씨가 당시 아파트 건설과 관련해 편의를 제공하고 시행사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다.

이 아파트들은 모두 한 시행사가 분양을 했으며, 2015년과 지난해 2월 각각 입주를 마쳤다. 최근 이 시행사 대표가 형제간 재산권 다툼으로 형사사건에 연루됐고, 검찰은 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ㄱ 씨의 비리 정황을 포착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조사를 벌인 뒤 ㄱ 씨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