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KBS 경남지부장, 마산YMCA '아침논단'서 강연

"지금까지 뭐했냐. 정권 바뀌니까 새삼스럽게 이러는 것 아니냐?"

MBC와 KBS 파업 사태를 바라보는 한 시민이 전국언론노동조합 김태석 MBC경남지부장과 손원혁 KBS경남지부장을 향해 질문했다. 두 지부장은 지난 9년간 언론 장악에 대해 대처가 미흡했던 점을 인정하면서 제대로 된 보도 환경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17일 오전 7시 마산YMCA에서 '공영방송 KBS·MBC 왜 몰락했나' 주제로 아침논단이 열렸다. 두 지부장이 강사로 나서서 MBC·KBS 파업 사태와 관련해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언론장악, 지배구조, 투쟁 경과 등을 설명했다.

질의응답 시간에 참석자들이 MBC·KBS 파업사태를 바라보는 시각도 밝혔다. 한 시민은 '스페셜 재방송'을 오히려 더 좋아한다는 반응을 전했고, 또 다른 시민은 '촛불의 힘에 기댄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손 지부장은 "스페셜 방송은 간부들이 직접 만드는데 결국 고대영 사장을 떠받치는 결과"라며 "언론장악 문제를 알리는 집회 현장에서 'KBS 안봅니다'라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마음이 아프고, 또 하루빨리 제대로 된 보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또 "간부들을 설득하는 작업도 이어가고 있고 파업 참여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지부장은 "지난 9년 동안 전혀 싸우지 않은 것은 아닌데, 좀 더 희생적이고 좀 더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것은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언론을 매우 체계적으로 장악했다"며 "보도국만 하더라도 150여 명이 부당한 전보를 당했고 최근 블랙리스트 문건으로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손가락질 많이 받았는데 점점 호응이 늘고 있고 복귀하면 보다 더 정확한 보도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두 지부장은 지역언론으로서 문제도 짚으며 개선할 점도 언급했다.

김 지부장은 현 MBC경남 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고, 추천위를 통한 사장 선임이나 사장 임명 동의제를 도입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손 지부장은 지역방송 편성이 15%지만 실상은 그마저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며 제작 자율성 보장으로 지역 여론을 제대로 담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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