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등 공장 매각 추진에 직원들 "생존권 위협받아"
사측 "정해진 일정 없어"

하이트진로㈜ 소속 양대 노동조합이 고용안정, 임단협 성실 교섭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파업 쟁점은 마산을 비롯해 맥주공장 매각을 둘러싼 고용불안이다.

하이트맥주노조 마산지부, 진로노조 마산지부가 공동으로 17일 오후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는 창원을 비롯해 전주, 서울, 청주 등 전국 4곳에서 동시에 열렸다. 창원 집회에는 두 노조 조합원 300여 명이 참가했다.

창원 집회 참가자들은 지난달 말에 하이트진로 맥주 공장 매각이 거론되자, 마산공장 직원들이 고용불안을 겪고 있다며 반발했다. 현재 하이트진로는 마산, 홍천, 전주 3곳에 맥주 공장을 두고 있다.

▲ 하이트맥주, 진로 노조원들이 17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정우상가 앞에서 임단협 성실교섭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하이트진로 노사 임단협 교섭은 올해 6월 시작해 17일 20차까지 진행됐다. 앞서 지난 9월 16차 이후 결렬되면서 노조는 지난달 20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절차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법정 근로시간에만 작업을 하는 준법 투쟁을 해왔다. 추석 전인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총파업에 이어 지난 11·12일 부분 파업을 했다.

노조는 지난 13일 총파업을 재개했다. 하이트진로 맥주공장 3곳(마산, 홍천, 전주), 소주 공장 4곳(마산, 이천, 청주, 익산) 등 7곳에서 진행 중인 파업에 전체 조합원 2300여 명 중 17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비조합원을 중심으로 홍천 맥주공장, 이천 소주공장 2곳만 가동하고 있다.

노조 측은 사측에 임금 인상, 고용 불안 해소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9% 인상을 요구했다가 7%로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회사는 임금동결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노조는 맥주공장 매각 검토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태원 하이트맥주노조 마산지부장은 "사측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고용보장을 최우선으로 요구하고 있다. 마산 맥주공장이 매각될 수도 있다. 지역 경제를 위해서라도 투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회사가 지난 3월 희망퇴직을 받아 전체 직원, 영업사원 등 368명이 회사를 떠났고, 어느 때보다 고용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하이트맥주노조와 진로노조는 △노동자 생존권 사수 △경영진 성실교섭과 무능력한 경영진 퇴출 △경영환경 개선 등을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지난달 말에 맥주공장을 매각하겠다는 공시를 했지만, 향후 일정은 정해진 바 없다. 노조와 TF팀을 아직 꾸리지 못했기 때문에 어떤 것도 정해진 부분이 없다. 임단협 교섭도 17일 새벽까지 진행했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