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의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각종 관광인프라 구축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관광객을 끌어들여 지역을 알리고 경제에 도움 되고자 하는 게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인데 좁은 경남 안에서 지자체의 특성과는 거리가 먼, 네가 하니 나도 한다 식의 똑같은 사업을 벌이는 것은 사업추진 이유를 무색게 하는 것일 뿐이다.

도내에서 벌어지는 사업들은 케이블카와 집라인, 루지 등인데 18개 시·군 중 8곳의 사업이 중복추진되고 있다. 통영이 케이블카 사업에 이어 루지 등으로 소위 대박을 친 것도 한 원인이기는 하지만 내년 3월이면 밀양과 사천에도 케이블카가 들어선다. 이들이 통영처럼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여기에다 논란 중이긴 하지만 경남도가 직접 추진하는 지리산 산청 함양 케이블카 사업도 꿈틀거리고 있다. 케이블카와 달리 환경훼손 논란을 피할 수 있는 집라인은 하동군이 아시아 최장으로 개장한 데 이어 창원시 진해구에서도 추진 중이다. 루지는 양산과 동부산에서 도입 추진 중이다. 체험 관광이 뜨는 데다 성공한 지자체가 있으니 벌어지는 현상치고는 너무나 천편일률적이고 개성도 보이지 않는다. 이러니 자기 돈이면 이런 사업을 추진하겠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고 단체장의 업적 쌓기에 세금이 이용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 한심한 것은 경남도다.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은 이 같은 무분별한 지자체들의 사업이 도의 투자분석이나 심사분석 기능이 현저히 약화하여 일어나는 일이라고 지적하며 시·군에 대한 지원과 조정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도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올바른 지적이며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도청 내에 신종 관광시설사업을 총괄하는 부서도 없고 지자체들이 무슨 사업을 하는지 현황조차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서는 경남 관광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이웃 전남도가 관광객을 끌어들이려고 지자체들이 협심하기로 한 것을 좀 배워야 한다. 관광은 시설만으로 성공하지 못한다. 화려한 시설 없이 지역색으로 성공한 관광지도 많다. 경남도가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경남도가 지자체장들의 업적 쌓기에 들러리 섰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고 경남관광의 미래도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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